외국인, 코스피 한 달 새 44조 팔았다…월간 순매도 역대 최대

입력 2026-05-3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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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이닉스에 매도 82% 집중…개인은 사상 최대 순매수
코스닥은 2.8조 순매수 역대 최대…정책 기대에 수급 엇갈려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90.86포인트(3.55%) 오른 8476.15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
▲지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90.86포인트(3.55%) 오른 8476.15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

외국인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44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두 배 넘게 뛰며 사상 최고치권에 올라선 가운데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반면 개인은 코스피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는 역대 최대 순매수에 나서며 시장별 수급 온도차가 뚜렷해졌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4조7150억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직전 최대 기록은 올해 3월 35조7477억원이었지만 두 달 만에 다시 기록이 바뀌었다.

연속 매도세도 길어졌다.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2009년 2월10일부터 3월4일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가장 긴 매도 행진이다.

개인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5조94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며 지수를 떠받친 셈이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101% 급등한 만큼 외국인을 중심으로 고점 구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의 이달 코스피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0조7160억원, 삼성전자를 16조270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합산 순매도액은 36조743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82%에 달했다.

반도체 투톱의 단기 급등 부담도 매도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164%, SK하이닉스는 258% 뛰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주가가 급등한 만큼 외국인의 차익실현 압력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2조8370억원을 순매수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2023년 7월 2조7923억원으로, 약 2년10개월 만에 새 기록을 썼다.

정책 모멘텀이 코스닥 수급을 자극했다. 이달 국민참여성장펀드 출시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와 혁신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국민자금 6000억원과 재정 1200억원을 모아 모펀드를 조성한 뒤 10개 자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도 성장주 중심이었다. 외국인은 이달 파두를 4370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담았다. 이어 에코프로비엠 1550억원, 에이비엘바이오 1250억원, 이오테크닉스 1210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반도체 소부장, 2차전지, 바이오 등 성장 업종으로 매기가 분산된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코스피 이탈과 코스닥 매수를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 대형주 급등 이후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자금이 코스닥 성장주로 옮겨간 리밸런싱 성격이 크다는 해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가 출시된 가운데 제약·바이오,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에 속한 기업들로 자금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부각됐다”며 “코스닥은 첨단산업 및 성장주 비중이 높아 코스피 대비 정책 모멘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주에 대한 경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개인의 반도체 매수세가 강해진 상황에서 올해 말 이후 이익 사이클 둔화와 주가 조정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에서 반도체 업종의 주가 고점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전망치의 하향 수정 이전에 발생했다”며 “애널리스트 전망이 주가에 후행하며 수정된다는 점에서 이익 사이클의 고점 2~3분기 이전에 시장에서 반도체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컨센서스 기준 12개월 선행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내년 중 피크아웃할 것으로 보여 올해 말~내년 초 반도체 주가 고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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