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검사 ‘정치적 중립성’ 강화…중수청은 행안부 통제

입력 2026-01-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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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소 분리 원칙…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공개

[검찰청, 78년 만에 폐지]
검찰에 집중된 권한 분산
중대범죄 수사 역량 강화

공소청 검사 직무 1호에서
‘범죄수사’‧‘수사개시’ 삭제
‘공소제기 및 유지’로 명시

중수청 ‘9대 중대범죄’ 수사
대통령령서 죄명 특정 계획

검찰청을 78년 만에 폐지하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대체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났다.

기존에 검찰이 수사 개시할 수 있었던 부패‧경제 범죄 등 중대범죄에 대한 1차 수사는 중수청이 담당하게 된다.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 업무만을 책임진다.

▲ 윤호중(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이 지난해 9월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 당정 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호중(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이 지난해 9월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 당정 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은 올해 10월 초 출범할 예정인 공소청과 중수청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내용을 담은 공소청 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 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각각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입법 예고를 이날부터 26일까지 실시한다. 이번에 입법 예고하는 법안은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중수청으로 이관해 집중된 권한을 분산함으로써 기관 간 상호 견제와 협력을 도모했다.

법 시행일 기준 시점에 검찰청이 수사하던 사건은 원칙적으로 수사 기관에 이송되며, 검찰청에서 변경된 공소청은 더 이상 고소‧고발장 등을 직접 접수해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중수청과 다른 수사 기관 간 수사 경합이 발생한 경우에는 중수청이 타 수사 기관에 대해 이첩을 요청하거나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규정해 혼선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건은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8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특별사면인 ‘202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8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특별사면인 ‘2025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검사 수사개시 불가능…“수사권 남용 없어질 것”

‘사건 심의委’ 고등공소청마다 설치
법무장관 입김↓…검사 적격 심사↑
‘5년 이하 징역’ 정치관여 처벌신설

주요 내용을 보면 공소청 검사의 직무 1호에서 ‘범죄 수사’와 ‘수사 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로 명시했다.

검찰개혁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소청은 공소 전담 기관으로 재편됨을 명확히 했다”며 “앞으로 검사의 수사 개시가 불가능해져 수사권 남용이 없어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검사 직무에 대해서는 내‧외부 통제를 신설, 권한 통제와 책임성을 강화했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 공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는 ‘사건 심의 위원회’를 각 고등공소청마다 설치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법제화한다.

또한 검사의 적격 심사가 형식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적격심사위원회 위원 중 법무부 장관이 아닌 외부에서 추천하는 위원 비율을 높였다.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는 4명에서 2명으로, 법무부 장관이 위촉하는 위원은 2명에서 1명으로 각각 절반 수준까지 줄여 검사 적격 심사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검사의 정치 관여를 차단하는 한편 정치적 중립성 통제를 강화하고자 정치 관여 행위 양태를 구체화하고 정치 관여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검사가 △정당이나 정치 단체에 가입하거나 △정당이나 정치 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5년 이하 징역과 5년 이하 자격 정지에 처해진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법안으로 ‘수사‧기소 분리’ 즉, 수사를 개시한 기관이 이를 종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칙을 구현했다”면서 “법무부는 후속 법령 정비도 적극 지원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공소청을 운영하고 형사사법 체계 개혁에 성공하겠다”라고 약속했다.

▲ 공소청 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 법안 입법 예고 실시. (자료 제공 =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
▲ 공소청 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 법안 입법 예고 실시. (자료 제공 =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

행안장관, 특정 사건에선 중수청장만 지휘

감찰관‧시민 참여 ‘수사심의위’ 설치

아울러 중수청 수사 대상이 되는 중대 범죄에는 지능적‧조직적 화이트칼라 범죄를 중심으로 설정했다. 대형 참사 및 사이버 범죄와 같이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거나 국익과 직결돼 국민의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검찰의 수사 개시 대상인 부패‧경제 등 범죄뿐 아니라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 보호는 물론 사이버 범죄까지 ‘9대 중대 범죄’를 수사할 수 있다. 중수청은 9대 범죄 외에 공소청 또는 수사 기관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향후 대통령령을 통해 고액 경제 범죄, 기술 유출, 국제 마약 밀수, 대규모 해킹 범죄 등 중대 범죄 죄명 등을 특정할 계획이다.

특히 중수청 인적 구성을 이원화한다. 수사 사법관은 고난이도 법리 판단 등 중대 범죄에 관한 수사 역량을 확보하고 수사의 적법성‧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한다. 전문 수사관의 경우 다양한 증거 수집 등을 위해 경력이 풍부한 수사관으로 구성하고 1급~9급 방식으로 운영한다.

수사 사법관과 전문 수사관으로 이원화하더라도 전문 수사관이 수사 사법관으로 전직하고 고위직에도 제한 없이 임용되도록 함으로써 인사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5급 이상 전문 수사관은 전직 절차를 거쳐 수사 사법관으로 임용이 가능하도록 손질했다.

▲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연합뉴스)
▲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연합뉴스)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사무에 관해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고, 구체적 사건에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한 중수청 내 공모직 감찰관과 시민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해 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내부 통제 장치를 마련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법안은 수사와 기소가 상호 견제와 균형 속에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형사사법 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방점을 뒀다”며 “행안부는 국민주권 정부 검찰개혁 요체인 중수청이 민주적 통제 아래 공정하고 전문적인 수사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남은 설립 준비기간 동안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정부 과천청사 내 법무부 전경. (사진 제공 = 법무부)
▲ 정부 과천청사 내 법무부 전경. (사진 제공 = 법무부)

공소청 검사 ‘보완수사권’ 인정 여부는 빠져

형소법 개정과정서 결정될 전망
‘수사 완결성 위해 필요’ 의견과
‘별건‧표적 수사 우려’ 대립 첨예

이날 발표에서는 핵심 쟁점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인정 여부는 빠졌다. 앞으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인데 ‘수사 완결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별건‧표적 수사가 우려된다’는 견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추진단은 9일 “보완수사권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공소청 법안을 마련한 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역시 “검사의 직무에서 ‘범죄 수사’와 ‘수사 개시‘가 삭제되므로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직접 인지 수사는 구조적으로 차단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송치 받은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와 관련해서는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윤창렬 추진단장은 “기한 내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하위법령 마련 및 조직, 인력, 시스템 구축 등 후속 조치를 꼼꼼히 챙기는 한편, 형소법 등 수사‧기소 관계법률 개정안 마련 및 국회 제출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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