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식 최고치에도 '비트코인'만 마이너스…'디지털 금' 기대 깨졌다

입력 2025-12-2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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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식 질주 속 비트코인만 역주행…‘디지털 금’ 신화 흔들
AI 주도 증시 랠리·중앙은행 금 매집에 밀린 비트코인
제도권 편입 이후 변동성 축소…재평가의 조건은 ‘신뢰 위기’

▲28일 기준 연초 대비 비트코인·글로벌 주요 자산 수익률 비교 (출처=트레이딩뷰)
▲28일 기준 연초 대비 비트코인·글로벌 주요 자산 수익률 비교 (출처=트레이딩뷰)

올해 금융시장에서 금과 주식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비트코인은 홀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대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던 비트코인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자산 성격을 둘러싼 근본적인 의문이 다시 제기된다.

28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전일까지 7% 남짓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발행자 리스크가 없고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금과 자주 비교 대상에 올랐다. 다만, 올해 시장 흐름은 통념과 정반대였다.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주식이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비트코인은 뚜렷한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금값 상승 배경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앙은행의 매수세가 자리한다. 중동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피난처인 금으로 자금을 이동시켰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금 가격의 하방을 강하게 지지했다.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열풍이 견인했다.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글로벌 유동성을 흡수했다. 단순한 기대를 넘어 실제 수익성을 입증한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 자금이 ‘실질적인 성과가 확인된 산업’인 AI로 집중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반면 비트코인은 10월 급락 이후 횡보 국면에 머물렀다.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을 설명해온 ‘4년 주기론’ 역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반감기를 전후로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한다는 이론이 최근 시장 환경에서는 그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과거와 같은 비율과 속도의 상승이 반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4년 주기론은 이미 부분적으로 약화했거나, 거시 환경과 유동성 사이클을 반영한 보정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도 양날의 검이 됐다. 2024년 승인 당시에는 대규모 기관 자금이 유입됐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혁신적 자산’이 아닌 포트폴리오 내 변동성을 관리하는 하나의 투자 종목으로 인식했다. 변동성을 선호하던 개인 투자자가 이탈하고 가격이 하락 안정화되자 기관 자금 역시 순유출로 전환했다. 소소밸류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이달을 포함해 최근 두 달 연속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향후 비트코인 시장의 변동성을 좌우할 변수로는 내년 초 미국 상호관세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지목된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가 무효화되면 관세 환급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미국의 재정 리스크가 부각되면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라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가상자산 시장 역시 단기적으로 상당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 연구원은 “금리 상승의 원인이 미국 재정에 대한 신뢰 훼손에서 비롯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의 투자 매력도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달러와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구조적으로 약화하는 환경에서는 금과 함께 비트코인 역시 대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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