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생중계 업무보고 마무리…이재명 정부 국정실험의 성과는

입력 2025-12-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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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을 끝으로 부처별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이번 업무보고는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기존 관행을 벗어나며, 새 정부 국정 운영 방식의 방향성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업무보고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 처음으로 전면 생중계 방식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7일간 이어진 업무보고에는 중앙부처는 물론 산하 공공기관까지 총 228개 기관이 참여했다. 대통령과 장·차관, 공공기관장이 직접 질의응답에 나서는 장면이 대부분 그대로 공개되면서, 보고와 토론에 소요된 시간만 31시간에 달한다.

외교·안보 등 기밀을 요하는 일부 사안을 제외하면 정책 보고와 토론 과정이 가감 없이 공개됐다. 대통령이 정책의 실효성을 따져 묻고, 답변이 부족할 경우 즉석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장면까지 생중계되면서 이 대통령 특유의 직설적이고 실용적인 국정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의 조율 과정 자체를 국민 앞에 공개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지점은 실무자 중심의 소통 방식이다. 장관 보고에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장과 실무 책임자까지 직접 질문을 던지며 정책 집행의 현실을 점검했다. 대통령의 질문에 즉각적이고 논리적으로 답한 일부 공직자들은 화제가 됐고, 반대로 준비 부족이 그대로 노출된 사례는 공직사회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 입장에서도 국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리지 않는다.

정책 판단의 속도와 방향성을 분명히 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 개발 사업과 관련해 민간기업 참여 방식의 실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며 재검토를 지시했다. 지역 여론을 의식해 장기간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사안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고 선을 그으며 정책 결단의 기준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다만 전면 생중계라는 방식이 양날의 검이 됐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즉흥적이거나 정제되지 않은 발언까지 그대로 공개되면서 정책의 본질과 무관한 논란이 확대된 사례도 있었다.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온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유사역사학 논란으로 번졌고, 대통령실의 해명 이후에도 학계의 비판이 이어졌다.

또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상대로 외화 반출 단속 문제를 질의하며 공개적으로 질책한 장면은 여야 간 정치 공방으로 확산됐다. 정책 점검 차원의 질문이 정치적 프레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안이 대통령 지시 형태로 공개될 경우, 향후 정책 입안 과정에서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업무보고와 관련해 성과와 한계를 동시 드러냈다는 평가 나오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뤄진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제가 업무보고라는 형식으로 재미있게 국민들께서 관심 가지라고 (생중계를) 하다 보니 '대통령이 참 경박하게 저렇게 장난스럽게 하냐', '권위도 없다', '품격도 없다'는 비난도 있기도 하다"면서도 "그게 잃은 점이라면 한편으로는 '재밌다'거나 관심을 제고하는 것도 성과이다"라고했다.

그러면서 6개월 뒤 업무보고를 다시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본질적으로 대리인, 과거 식으로 표현하면 머슴이다. 주인이 일을 맡긴 취지에 따라서, 최대한 주인의 이익에 부합하게 일을 해야 되고, 그 과정 자체를 주인에게 잘 보여줘야 한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과거에는 형식적으로 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저는 그런 방식으로 적당히 일처리를 한다든지, 조직 최종 책임자들이 그 자리에서 얻게 되는 권위, 명예, 혜택만 누리고 그 자리가 갖는 본질적인 책임이나 역할을 제대로 안 하는건 그냥 눈 뜨고 못 봐주겠다"고 지적하며 후속 업무보고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그때는 좀 다를 거다. 지금은 처음 해보는 거라서 어떻게 해야 될 지도 잘 모르겠고, 다시 또 6개월 업무를 해보고, 그때는 다른 방식으로 확인해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자기 하는 일에 최소한의 관심을 갖고, 파악하고, 책임지면 되는 것"이라며 "6개월 뒤 다시 기대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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