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2조 규모 과징금 통보...홍콩 ELS 사태 뭐길래

입력 2025-11-2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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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KPI 기형적인 운영이 주요 원인"
은행권 자율배상 실시⋯"적극 소명할 것"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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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조 원대 과징금을 사전 통보하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가 재조명 받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이번 제재의 발단이 된 홍콩 ELS 사태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이 지수 급락으로 원금의 절반가량이 증발하며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ELS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가 만기 때까지 일정 수준(녹인·Knock-in)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하지만, 기준선 미만으로 하락하면 원금 전액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고위험 투자 상품이다.

이번 제재의 핵심 배경은 2021년 ELS 판매 당시 은행권의 영업 형태다.

은행권은 2021년 기준금리가 0%대에 머무는 초저금리 시기에 예대마진 축소를 만회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요 경영 전략으로 내세웠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원하는 고령자와 은퇴자를 대상으로 ELS 판매를 집중한 것으로 봤다. 상품의 위험도에 비해 불완전판매 위험이 높았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당시 은행들의 핵심성과지표(KPI)가 기형적으로 운영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주요 은행이 KPI 평가 항목에서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게 설정한 반면 고위험 상품인 ELS 판매 실적 배점은 높게 책정해 영업점 간 과도한 실적 경쟁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내부통제 시스템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일부 은행의 리스크 관리 부서는 홍콩H지수의 변동성 확대를 우려해 판매 한도 축소를 권고했으나 영업 부서는 수익 목표 달성을 위해 이를 수용하지 않거나 오히려 판매 한도를 임의로 증액해 판매를 강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2022~2023년 중국 경기 부진 등으로 홍콩H지수가 2021년 고점(약 1만 2000선) 대비 절반 수준(약 5000선)으로 급락하면서 손실 위험이 현실화했다. 2024년 초 3년 만기가 도래하자 원금 손실이 확정됐고 투자자들은 피해자 모임을 결성해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와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분쟁으로 비화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고 은행권이 이를 수용해 자율배상 절차를 진행해 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금융권 홍콩H지수 ELS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 원으로 이 중 은행권 판매액이 15조 9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손실이 확정된 계좌 원금은 10조4000억 원, 손실 금액은 4조6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이번에 사전 통보한 2조 원대 과징금은 금소법 시행 이후 단일 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는 당국이 과징금 산정 기준인 ‘위반 행위로 얻은 수입’을 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아닌 ‘판매 금액(투자 원금)’으로 폭넓게 해석해 적용했기 때문이다. 불완전판매의 구조적 원인과 소비자 피해 규모를 엄중하게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다음 달 18일로 예정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사태 발생 이후 선제적으로 자율 배상을 완료한 점 △소비자 보호 조직 권한 강화 및 판매 프로세스 개편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한 점 등을 근거로 과징금 감경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감독 당국이 1차적으로 제재안의 최대치를 통보한 후 은행의 소명을 듣고 수위를 확정하는 절차를 밟는다”며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확인한 뒤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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