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안병억의 유러피언 드림] 지지도 1위 달리는 유럽 극우정당들

입력 2025-10-1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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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군사학과 교수·국제정치학

反이민 앞세우며 유권자 마음 얻어
경제난 심화로 기성정치 반감 커져
성장률 제고 등 정면승부論 힘받아

‘독일대안당(AfD), 영국개혁당(Reform UK), 프랑스 국민연합(RN)의 공통점은?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이자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나치즘이라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겪은 독일에서 AfD가 지난달 여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과 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2013년 창당한 독일대안당이 정당 지지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세 정당 모두 반이민과 반이슬람이며, 유럽통합을 반대한다. 그런데 기존 정당의 극우정당 대항 전략이 국가별로 방화벽, 모방 등으로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기성 정당에 반이민 정책을 모방할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률을 높여 정책으로 정면 승부하라고 충고한다.

지난달 19일 독일 제2 공영방송 ZDF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fD는 26%를 기록해 여당인 기민당·기사당과 지지율이 같았다. 대안당이 2017년 연방하원에 진출한 후 기성 정당들은 AfD와 절대로 협력하지 않겠다며 일종의 방화벽을 쌓았다. 기민당의 경우 일부 주에서 비공식 협력을 모색하기는 했으나 워낙 지도부의 뜻이 강하고 독일 사회 전반에 ‘반이민=홀로코스트’로 여기는 정서가 스며있다.

작년 9월 중순에 도입한 국경통제가 6개월마다 연장돼 1년이 넘도록 이행 중이다. 당시 여당이던 사민당이 시작했고 정권이 교체된 후에도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통제가 계속된다. 이처럼 독일은 극우정당을 차단하는 방화벽을 쌓은 후에야 유권자들이 우려하는 불법 이민 통제를 강화했다. 연정은 최근 복지 개혁과 규제완화 등 경제 활성화 조치를 시행 중이다.

반면에 영국의 집권 노동당은 이민정책에서 극우 영국개혁당에 질질 끌려다닌다. 작년 7월 초 하원 의석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총선 승리로 14년 만에 노동당은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후 최대 교역시장이던 유럽연합(EU)으로의 무역 감소에다 트럼프의 관세부과 등으로 경제는 저성장 중이다. 올해 잘해야 1% 안팎 성장으로 EU와 유사하다.

개혁당은 저성장인데 불법 이민이 급증해 영국인의 복지를 빼앗아 경제가 더 어렵다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왔다. 8개월 전부터 개혁당이 지지율에서 노동당을 앞섰고 최대 10%포인트 더 높다. 개혁당은 6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들을 다 추방하겠다는, 현실성이 낮은 공약도 제시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영국은 ‘낯선 자들의 섬’이 아니라는 극우정당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불법 이민 단속을 강조했다.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설에서 극우정당 모방을 중단하고 도시계획법을 개정해 공약대로 연간 30만 가구 주택을 건설하라고 촉구했다. 집권 1년 차 주택 건설 공약 이행률은 62%에 불과하다. 서민들이 원하는 적정 가격의 주택 공급을 실천하고 규제도 철폐해 경제성장률을 제고하는 게 개혁당의 대두를 막는 최선의 정책이라고 이 신문은 조언했다.

지난달 초 총리가 사임하면서 정치적·경제적 위기가 지속 중인 프랑스는 국민연합의 집권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론조사 입소스(Ipsos)의 지난달 말 조사를 보면 총선 1차전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연합 32%로 1위, 좌파연합이 25%였고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는 15%에 불과했다. 프랑스 총선은 1, 2위를 차지한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한다. 국민연합은 현재 하원 의석이 좌파연합에 이어 2위인데 이 조사대로라면 하원에서 제1당이 된다. 조기 사임을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를 마크롱이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조기 총선이 더 확률이 높다.

RN은 강경한 이민정책을 무기로 꾸준하게 지지율을 높여왔고 마크롱 정부는 점차 불가피하게 이를 수용했다. 작년 초 발효된 개정 이민법은 프랑스에 거주 중인 외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자동으로 주던 시민권을 없앴다. 2017년 집권한 마크롱은 지속적으로 대기업과 부자 감세 등의 정책을 실시해 저성장에다 복지 삭감에 신음하는 유권자들의 분노를 사왔다. 프랑스 역시 강경한 이민정책의 수용만으로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하룻밤에 읽는 독일사’ 저자,

팟캐스트 ‘안쌤의 유로톡’ 제작·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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