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ㆍ하마스는 불참
문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안을 공식 승인하며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선언했다.
미국 AP통신ㆍ독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주재한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일을 함께 이뤄냈다”면서 이번 합의를 성사시킨 핵심 중재국인 이집트, 카타르, 터키 정상들과 나란히 서서 밝혔다.
이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군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 휴전 중재국 정상과 함께 가자지구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또 “중동에 조화의 새로운 시대를 촉구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오래된 증오와 분쟁을 뒤로하고 미래로 나아갈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동 분쟁의 격화는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렇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열린 양자회담 중 기자들에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평화협상의 2단계가 이미 시작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미 시작된 상태”라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각 단계가 서로 조금씩 뒤섞여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가자지구는 앞으로 ‘대대적인 정화(cleaning up)’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회의 공동의장인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트럼프가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시킨 데 대해 찬사를 보내며, 이번 합의가 “인류 역사에서 고통스러운 장을 닫고, 평화와 안정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당신(트럼프)만이 이 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가 가자 전쟁을 끝내고 “트럼프의 비전에 따라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 아랍 국가, 튀르키예의 압박 속에 10일부터 발효된 1단계 중재안을 받아들였다.
트럼프는 이번에 합의한 서명문에 대해 “많은 규칙과 조항이 담긴 매우 포괄적인 문서”라고 설명했으나, 기자단에게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여개 주요국 정상은 물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등 34명의 세계 지도자가 참석해 가자지구 휴전과 평화 구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휴전 협정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란은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네타냐후 총리의 참석을 막기 위한 외교적 조치가 있었다”고 밝혔으며, 여러 나라가 이에 동의하면서 네타냐후가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튀르키예 대통령, 이라크 총리 등이 네타냐후 총리가 오면 참석하지 않다는 뜻을 나타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유대교 휴일을 이유로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주요 후원국 이란 정상도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는 하마스가 남은 이스라엘 인질 2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는 시점에 열렸다. 그러나 이후 단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전쟁 재발 위험도 제기된다.
회의는 약 3시간 동안 열렸으며 주로 의례적인 성격이었다. 각국 정상들은 차례로 트럼프와 기념사진을 찍었고, 트럼프는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연설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며 3시간가량 지연돼 시작됐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에서 출발할 때, 이집트 공군 전투기가 에어포스원을 호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집트에 앞서 방문한 이스라엘에서도 크게 환영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의회에 입장하자 환호와 기립박수가 쏟아졌으며,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했다.
휴전 2단계에서는 하마스 무장 해제, 전후 가자 통치체 구성, 이스라엘의 철수 범위가 논의될 예정이다. 트럼프의 계획에는 새로운 팔레스타인 치안 부대 창설도 포함돼 있으며, 요르단과 이집트가 훈련을 맡는다.
하마스는 과도기 정부에서 배제될 예정이며,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15인 위원회가 일상 행정을 담당한다. 위원회는 어떤 정파에도 속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의 심사를 받는다.
트럼프가 제안한 ‘평화위원회’가 전체 이행 단계를 감독한다.
가자 재건 자금 조달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세계은행과 이집트의 전후 복구 계획에 따르면 가자 재건 비용을 530억 달러(약 76조 원)로 추산됐다. 이집트는 11월 재건 콘퍼런스를 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