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누적 판매액 4505억⋯전년 대비 2.7배 팔려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관련 상품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은행 골드뱅킹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5000억 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 골드바 판매액은 이미 지난해의 2.7배를 웃돌았다. 최근에는 열기가 은(銀)으로까지 번지며 실버바 판매와 실버뱅킹 잔액도 급격히 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9일 기준(우리은행 2일) 골드뱅킹 잔액은 1조51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추석 연휴 기간이었지만 지난달 말(1조4171억 원)보다 959억 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만 7308억 원 늘어나 작년 말(7822억 원)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골드뱅킹은 3월 처음으로 잔액이 1조 원을 돌파한 뒤 한동안 보합세를 보이다 9월 들어 다시 급증세를 나타냈다.
골드바 판매액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1~2일 이틀간 134억8700만 원으로 일평균 67억 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51억 원)보다 많은 금액으로 올해 누적 판매액은 약 4505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연간(1654억 원)보다 2.7배 이상 많은 규모다. 특히 9월에는 월 1115억 원어치가 거래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금값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중앙은행의 금 매수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포모(FOMO·소외 불안)’ 현상까지 확산되며 금 매수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섰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은 1g당 19만9730원(10일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56.2% 상승한 수준으로 1일에는 20만30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 투자 열기는 은(銀)으로도 번지고 있다. 4대 은행의 실버바 판매액은 지난달 42억7000만 원으로 처음 40억 원대를 돌파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1~2일 이틀 만에 20억2000만 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8억 원)의 2.5배에 해당한다. 올해 누적 실버바 판매액은 104억5900만 원으로 작년의 13배에 달했다.
신한은행의 실버뱅킹 상품 ‘실버리슈’ 잔액도 급증했다. 9일 기준 1165억 원으로 지난달(1052억 원) 처음 1000억 원을 돌파한 뒤 이달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 은 시세 역시 온스당 50달러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 가격이 오를 때 귀금속 원자재인 은의 투자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은은 산업 수요 비중이 높아 경기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보다 위험 선호도가 높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