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만 유행이라고? 이젠 '무화과'의 계절! [솔드아웃]

입력 2025-09-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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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제 되는 패션·뷰티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자신의 취향, 가치관과 유사하거나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콘텐츠를 따라 제품을 사는 '디토(Ditto) 소비'가 자리 잡은 오늘,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의 눈길이 쏠린 곳은 어디일까요?

▲(출처=요거트월드, 성심당, 라한호텔)
▲(출처=요거트월드, 성심당, 라한호텔)

여름 내내 전 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한 색깔은 말차(末茶)입니다. 은은한 연두색부터 싱그러운 녹색까지, 각양각색의 초록색이 피드를 뒤덮었죠.

말차 라떼는 물론 케이크, 아이스크림까지 각양각색의 디저트가 쏟아지면서 말차 감성이 가득했던 여름이었는데요. 아침 공기가 조금 시원해지자마자 다른 키워드가 말차의 자리를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통상 가을이면 감자, 고구마, 옥수수 같은 구황작물부터 밤, 헤이즐넛 등 견과류까지 고소한 맛이 생각나곤 합니다. 그런데 이번 가을 문을 연 건, 영롱한 보랏빛 껍질과 빨갛고 달콤한 과육을 담은 과일인데요. "무화과? 아무 맛도 안 나던데"라고 말한다면… 아직 무화과의 참맛을 모른다는 것!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말차의 여름, 무화과의 가을?

말차 유행은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이미 뜨거웠습니다. 이미 올해 상반기 급증하는 수요로 일본산 말차 공급 부족 우려도 나온 바 있는데요. 피드 속 말차 인증 사진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사진 찍을 맛 나는 선명한 초록빛이 인상적이죠. 인스타그램에서 '#말차'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40만 건이 넘었고요. 영어 '#matcha' 해시태그는 930만 건에 이릅니다.

젠데이아 콜먼, 코트니 카다시안, 벨라 하디드, 카일리 제너, 두아 리파, 헤일리 비버, 제니 등 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인플루언서들의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 말차가 등장하면서 인기에 불을 붙였습니다. 여기에 커피 한 잔과 비슷한 각성 효과를 내면서도 카페인은 그보다 적고, 이완 작용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덕분에 '건강하다'는 이미지까지 널리 알려지니… 팬덤이 형성된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우리나라에서도 말차 인기는 뜨거웠습니다. 투썸플레이스는 7월 말 제주산 말차를 이용한 음료 세 종을 출시했는데 2주 만에 누적 판매 50만 잔을 돌파, 인기 디저트인 '떠먹는 아박' 말차 버전인 '떠먹는 말차 아박'까지 출시했습니다.

매일유업의 폴바셋도 말차 음료와 제주 말차 아이스크림, 제주 말차 아포가토 등 7종을 출시했고요. 스타벅스 코리아도 제주 말차 라떼 등 말차 음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차 전문 브랜드의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행보도 눈에 띕니다.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은 제주 티뮤지엄에 프리미엄 티 페어링 다이닝 공간 '말차 누들바'를 열었습니다. 유기농 말차 브랜드 슈퍼말차는 최근 동남아 3개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도약에 나섰죠.

패션과 뷰티에서도 '말차 코어'가 심심찮게 언급됐습니다. 카키 컬러의 옷, 신발에 '말차 감성', '말차 코어' 등의 문구가 덧붙었고, 네일아트 역시 초록색을 활용한 경우가 많았죠. 이 같은 흐름, 이제는 '무화과'가 이어받고 있습니다.

올여름 무더위는 절기상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立秋)와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를 한참 지나서야 누그러졌는데요. 11일 아침 서울 기온은 19.9도로 20도 아래에서 출발했고요. 태백은 6도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죠. 낮에는 뜨거운 햇볕에 기온이 크게 올라 일교차가 큰 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가을이 드디어 왔다"며 반색하고 있죠.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소비자의 시선은 곧장 색다른 재료, 무화과로 향했습니다. 무화과는 색감과 모양이 주는 비주얼 효과가 큽니다. 마치 말차처럼요. 신선한 초록색, 짙은 자주색이 어우러진 껍질과 보석처럼 맑고 붉은 과육은 그대로 사진만 찍어도 상당한 '감성'을 자랑하죠.

무화과나무는 성경 창세기에 나올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수천 년 전 이집트에서 재배했다고 알려졌을 만큼 가장 오래된 과일 중 하나로도 유명한데요.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퍼지는 무화과는 꽃이 없는 열매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사실 겉으로 꽃이 드러나지 않을 뿐, 무화과 열매 속에 꽃이 있죠. 무화과가 신비한 과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무화과는 비타민과 미네랄은 물론 트립토판이 풍부해 우울감 예방과 숙면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폴리페놀, 섬유소, 칼륨도 많아 항산화부터 항암, 항염 효능이 있고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도 있다는데요. 제철은 8~10월 정도로, 특히 9월께 나오는 무화과가 과피가 얇고 당도가 높아 특히 맛이 좋다고 합니다.

▲(출처=요거트월드, 성심당 인스타그램)
▲(출처=요거트월드, 성심당 인스타그램)

성심당부터 호텔까지…무화과 매력에 퐁당!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인 만큼 기업과 브랜드들도 바빠졌습니다. 너도 나도 발빠르게 가을맞이 신상을 출시하고 나선 건데요. 탐스러운 무화과를 전면에 내세운 곳들이 특히 눈길을 끌죠.

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은 매 계절 한정으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겨울철 맛볼 수 있는 '딸기시루'가 대표적입니다. 여름엔 '망고시루'가 인기를 끌었죠. 성심당이 이번에 택한 건 무화과입니다. '무화과시루'에 이어 '무화과타르트', '무화과롤'까지 선보이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제철 과일 시리즈는 한정 판매 특성상 출시 때마다 긴 대기 줄을 불러왔는데, 무화과 버전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완판 행렬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디저트 프랜차이즈 카페 요거트월드는 매년 가을 시즌 한정으로 '무화과 시리즈'를 출시해왔습니다. 올해도 '허니무화과월드', '무화과 폭탄', '베리무화과월드', '무화과그릭'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고 밝혔죠.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달롱도르는 가을 시즌을 맞아 보늬밤을 활용한 신메뉴 2종을 비롯해 '치즈퐁당 무화과', '그릭퐁당 무화과', '허니무화과 그릭' 등 무화과 관련 신상 3종도 출시했습니다.

라한호텔은 무화과 생크림 케이크, 무화과 빙수, 무화과 스무디를 출시했는데요. 지난해엔 황토 토마토와 고구마 등 인근 영암·해남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야식 메뉴를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의 오션뷰 객실에서 즐길 수 있게 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올해 사용한 무화과도 영암의 특산물인데요. 다음 달 중순까지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 1층 베이커리 '더샵'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뷰티 업계도 빠질 수 없죠.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휩드는 '무화버터 클렌징 밤', '무화버터 바디 버터' 등에 이어 '무화버터 팩미스트'도 출시합니다. 무화과 원물 추출물 등이 배합돼 피부 광채와 톤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이 특징인데요. 간편하면서도 메이크업 밀착력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소개됐습니다.

이들 브랜드와 기업이 무화과에 빠진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정된 수확 시기와 독특한 비주얼 덕분에 SNS에서 주목받기 좋은 과일이자, '제철'이라는 희소성을 소비자에게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건강한 원물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무화과는 디저트·음료를 넘어 패션·뷰티 제품 등 활용 범위도 넓어졌습니다. 단순한 과일을 넘어 계절을 이용한 전략으로도 활용되는 셈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Z세대가 제철 음식 러버?

무화과가 주목받는 배경을 단순히 '맛'과 '멋' 때문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달콤한 맛, SNS에 올렸을 때 돋보이는 비주얼은 물론 특정한 계절에만 맛볼 수 있다는 희소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도 연결되는 원물 이미지가 결합돼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데요. 제철 과일을 활용한 한정판 메뉴는 놓치면 아쉬운 경험이 됩니다.

지역 특산물과 연결된 서사도 주목할 만합니다. '영암 무화과'처럼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만들었는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 소소하지만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지역 고유의 문화나 특색이 담긴 상품을 소비하는 '로코노미'와도 연결돼 계절은 물론 지역을 동시에 경험한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는데요. 브랜드와 기업 입장에선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소비자는 가치 소비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죠.

결국 무화과가 Z세대에게 사랑받는 건 단순한 미식 취향을 넘어섭니다. 계절의 흐름을 따라가는 경험, SNS로 공유하는 즐거움, 지역성과 희소성을 소비로 연결하는 태도까지. 가을 한 철만 누릴 수 있는 무화과가 가져다주는 달콤함이 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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