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호관세 비율을 낮춘데다 3500억달러 대미투자 등 여타 결과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전반적으로 잘된 협상이다. 15%로 상호관세를 낮췄다. 자동차 수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3500억달러 대미투자도 이중 1500억달러가 조선 부분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사양산업이던 국내 조선산업에 미국시장 개척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도 “관세협상 자체는 예상수준이었다. 쌀과 소고기를 지켜냈다. 자동차 관세가 좀 아쉽긴 하지만 현지생산을 늘린다면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 선임연구원은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자금유입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주가상승과 맞물려 원화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같은 효과는 한달정도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본다. 1360원 정도가 하단일 것”이라며 “해외주식투자, 기업들의 해외 현지생산기지건설, 연기금 등의 해외투자 등 수급에서 달러 사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식 명예교수 역시 “관세협상이 타결된 만큼 원·달러 환율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원·달러 환율에 상하방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장기 추세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말로 갈수록 인하 가능성이 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금리 결정은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국내 경제의 낮은 성장률은 원화 약세 요인이라고 꼽았다. 김 명예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기업 및 세금 정책에서 어떤 정책을 펴느냐에 따라 향후 환율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며 “현 정부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2~3개월 정도는 (원·달러가) 하락 추세를 보일 수 있겠다”고 예측했다.
반면, 중립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외환시장의 한 참여자는 “협상결과가 예상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원화강세요인이다. 다만 관세협상 마무리는 강달러 요인이기도 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중립적일 것으로 본다. 3분기중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인 1300원 중후반대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밤 연준 FOMC가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1시4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96.95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전일대비(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13.85원(1.0%) 급등한 것이며, 1401.3원까지 올랐던 5월1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