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분 포함 4개월간 하루 171만 배럴 증산
트럼프 압박, 증산 배경으로 추정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플러스(+)가 8월부터 일일 원유생산량을 54만8000배럴 증산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국제유가 인하를 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낭보’가 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OPEC+는 이날 화상회의를 열어 증산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이번에 결정한 증산량은 시장 예상인 41만1000배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OPEC+는 탄탄한 세계 경제 전망과 유가 시장 펀더멘털,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석유 재고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OPEC+는 올해 초까지 감산을 이어오다 5월부터 7월까지 일일 41만1000배럴을 증산했다. 8월 증산분까지 고려하면 OPEC+는 4개월간 일일 원유 생산량을 총 171만1000배럴 늘리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OPEC+가 미국 셰일업체 등 시장 파이를 뺏어가는 경쟁자들을 눌러 점유율을 확대하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등 OPEC+가 아닌 산유국의 공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애초 OPEC+는 2026년 9월까지 매달 13만7000배럴을 증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이처럼 증산 규모를 키우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 부양을 위한 조건 중 하나로 급등한 유가가 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올해 초부터 OPEC+ 등 산유국들에 증산을 압박해왔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월가에서는 이번 증산 결정으로 올 4분기에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OPEC+의 차기 회의는 다음 달 3일에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