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도 성과다…중대재해·LTIR, KPI 반영해 현장 책임 강화
‘예측 가능한 경영’으로 전환…불확실성 시대의 지속가능 해법

삼성전자가 기후변화, 산업재해 등 복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 경영’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기후위기와 중대재해를 모두 ‘수치화’해 관리하는 체계를 전사적으로 도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지속가능경영 체제로의 전환에 나선 것이다. 기후·재난·노동안전 등 복합 리스크에 대한 정밀 진단과 재무적 영향 분석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규제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30일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기후 관련 시나리오 분석을 도입해 전 세계 사업장의 자연재해 노출도와 그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분석했다. 각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홍수, 폭염, 가뭄 등에 대한 영향을 시점별(단기·중기·장기)로 구분해 평가하고 전력 가격이나 배출권 거래비용 등 사회적 전환 비용도 함께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각 사업장의 위치, 고도, 과거 강수 이력, 기후모델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침수 심각도를 시뮬레이션했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자산 손실과 생산 차질 등의 재무 영향을 수치화했다. 그 결과, 베트남과 인도에 위치한 일부 제조라인에서 홍수로 인한 물리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게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해당 지역 사업장에 대해 △건물 지면고 조정 △배수·차수 시설 보강 △침수 시뮬레이션 기반 재난 훈련 등 맞춤형 대응책을 수립했다. 또 국내외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난 발생 시 운영 중단 최소화를 위한 ‘기후 회복력 시나리오’도 병행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따른 비용 증가, 저탄소 제품·서비스 수요 증가와 같은 ‘전환 리스크 및 기회’도 동시에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탄소 가격이 톤당 최대 2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배출권 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시나리오에서는 비용 상승 리스크가, 저탄소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 확대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도출됐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변화는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처음으로 중대재해 발생 건수와 근로손실재해율(LTIR)을 전사 핵심성과지표(KPI)에 포함 시켰다. 이는 안전지표가 사업부 성과와 임원 평가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실질적 책임경영’ 기반의 산업안전체계가 작동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LTIR 지표를 글로벌 톱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LTIR은 일정 기간 중 사고로 인해 근로자가 일정 기간 이상 결근한 비율로, 글로벌 제조업계에서 안전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잔 전 사업장에 걸쳐 고위험 작업의 위험요소를 선제 점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DX부문 제조사업장 19곳에서는 노동인권 관련 리스크 평가가 이뤄졌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설비 개선과 관리자 교육이 실시 됐다.
기후변화와 안전 문제를 수치 기반으로 체계화하려는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기업 이미지 제고가 아니라, 글로벌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과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경과 안전, 그리고 책임 있는 경영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