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들 산업 특화 대화형 AI 솔루션 자체 개발
단순 응답 자동화 넘어 맥락 이해하고 공감

글로벌 대화형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발맞춰 국내 스타트업들이 이커머스, 리테일, 법률 등 각 산업에 특화한 대화형 AI 솔루션을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화 맥락에 맞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전통적인 고객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을 이끈다.
3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대화형 AI를 서비스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자사 솔루션을 활용해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대화형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16억 달러(약 16조 원)에서 연평균 23.7%씩 성장해 2030년 약 415억달러(약 57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AI 시장이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화형 AI 분야가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이런 흐름에 따라 실시간 상황 판단과 유연한 대화 전개를 통해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정교하게 설계한 산업 특화 대화형 AI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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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와들은 소비자의 구매 전환을 지원하는 대화형 AI 에이전트 기반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젠투’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과의 연속적인 멀티턴(Multi turn) 대화를 통해 구매 의도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제품을 안내하거나 추천한다.
젠투는 설치와 쇼핑몰 데이터 연동이 간편해 AI 전문 인력이 없는 기업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에 따르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70만 명에 달하는 한 이커머스 플랫폼은 솔루션 도입 이후 구매 전환율이 약 13%, 회원 가입률이 약 5% 상승했다. 와들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AI 바우처 지원사업’, ‘중소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바우처 사업’ 공급기업으로 선정됐다.
조용원 와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향후 대화 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과 트렌드 파악을 넘어 이를 활용한 고객 행동 예측까지 가능하도록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처리 AI 스타트업 메이아이는 대화형 AI 에이전트 ‘매쉬 인사이트’를 출시했다. 오프라인 공간의 폐쇄회로(CC)TV로 수집한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솔루션 ‘매쉬’에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솔루션이다. 웹 대시보드인 ‘매쉬보드’에서 원하는 지표를 선택하고 질문을 입력하면 실시간 답변을 통해 방문객 동선, 체류 시간 변화 원인, 연령대별 분석 결과 등 핵심 정보를 빠르게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매장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얻어 마케팅과 운영 전략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대화형 AI 기능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은 32% 증가했고, 사용자 참여도도 향상됐다. 향후 메이아이는 방문객 데이터를 자동으로 취합‧분석하는 AI 기반 ‘자동 보고서 생성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데이터 분석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과정을 자동화해 기업 실무자들이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계약서, 약관, 정책 문서 등 방대한 법률 자료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실무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대화형 AI 솔루션도 주목받는다. 비에이치에스엔(BHSN)이 운영 중인 리걸 AI 솔루션 ‘앨리비’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계약서나 법령 문서의 핵심 조항을 순식간에 도출하고, 리스크 요인을 근거와 함께 제시하는 등 상호작용 기반의 분석 경험을 제공한다.
회사에 따르면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앨리비를 도입해 약 67% 이상의 계약 검토 시간을 단축하고 문서 처리 정확도를 높이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BHSN 관계자는 “앨리비는 법률 지식이 없는 실무자도 복잡한 문서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 법무 인력이 부족한 기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지식재산권(IP) 통합 솔루션 기업 마크비전은 대표 솔루션 ‘마크AI’에 대화형 AI 에이전트를 새롭게 적용했다. 오픈AI의 GPT 모델과 회사 독자 기술을 결합해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작성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 의심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단순 키워드 기반 탐지 방식을 넘어 판매자가 교묘하게 숨기려는 위조상품 판매 정황까지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화형 AI 솔루션은 단순한 응답 자동화를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AI의 능력이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됐다”며 “국내 기업들도 산업별 특성에 맞춘 대화형 AI 전략을 세우고 기술 고도화에 꾸준히 투자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