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고 싶은 것만 보겠다는 ‘답정너’ 인수위

입력 2022-03-30 05:00 수정 2022-03-3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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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부 법조팀 이수진 기자
▲사회경제부 법조팀 이수진 기자

법무부가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24일 인수위가 예정된 법무부 업무보고를 당일 돌연 취소한 이후 어렵게 얻은 기회였다.

앞서 인수위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법 개혁 공약에 반대한 것에 불쾌감을 표하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인수위원들은 기자회견에서 “40여 일 후에 정권교체로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한 번 들어보시고 다음 주에는 업무보고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자세를 한껏 낮춘 뒤에야 인수위는 법무부와 업무보고 일정을 조율했다.

부처 업무보고는 당면한 현안을 살펴보고 지난 5년 동안 추진된 핵심 정책을 평가한다. 이 내용은 향후 국정과제 선정에 반영하게 된다. 여성‧아동 범죄 대응 체계 개선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마련 등 다뤄야 할 것들이 많다. 민생을 위한 법무행정 추진은 다음 정권에서도 이어져야 하고 이를 인수인계하는 것이 업무보고다. ‘윤석열 시대’ 5년을 위한 업무보고인 셈이다.

그러나 인수위는 ‘무례한 법무부 장관’ 때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법무부 업무보고를 한 차례 거부했다. 인수위는 윤 당선인이 임명한 것도 아닌 현 정부의 장관이 자신들의 공약 내용에 모두 동의하길 바란 것일까. ‘답은 정해져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라는 ‘답정너’식 소통이었다.

윤 당선인은 공식홈페이지에서 국민들을 향해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수위는 통합이 아닌 ‘군기 잡기’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인수위는 무엇이 초조한가. 20대 대통령 선거 득표차가 낙선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불과 0.73%포인트(p)밖에 나지 않아서 마음에 여유가 없는 걸까.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얼굴’인 인수위가 원활하게 인수인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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