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이터널스' 클로이 자오 감독 "만세" 외친 이유

입력 2021-11-04 06:00

다층적인 면모 중요한 '길가메시' 마동석과 딱 맞아
타노스 이후 달라질 마블 세계관에 기대감 ↑

▲배우 마동석(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이터널스' 시사회에 도착해 클로이 자오 감독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배우 마동석(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영화 '이터널스' 시사회에 도착해 클로이 자오 감독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그가 '좋다. 하겠다' 해서 우리는 '만세'를 외쳤습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지난달 29일 오후 마블 영화 '이터널스'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의 '만세' 발언이 나온 배경은 특별했다. 한 명의 '이터널스'를 염두에 둔 말이기 때문이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친다. 안젤리나 졸리, 젬마 찬,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 로런 리들로프,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셀마 헤이엑, 리아 맥휴, 배리 케오간 등 할리우드 배우 사이에 한국 배우 마동석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마동석은 이때까지 봐온 인간 역사의 모든 문화에서 볼 수 있는 강인한 남자의 오리지널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길가메시 역을 맡았다.

"'부산행'에서 마동석 배우를 봤는데, 그는 서구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액션이나 유머, 카리스마가 굉장히 마음에 들더라고요. 특히 길가메시는 액션뿐만 아니라 다층적인 캐릭터로 보이길 바라서 유머가 중요했는데 마동석이 딱 맞았어요."

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동석에게 러브콜을 보내기 이전에 유튜브로 그가 나온 영상까지 찾아봤다고 고백했다.

"마동석이 영어로 오하이오에서 복싱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단순한 연기자가 아니라 인생을 안다는 인상을 받았죠."

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동석에게 연락을 취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동석에게 캐릭터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하지만 마동석은 별다른 반응 없이 가만히 듣기만 했다. 이윽고 마동석은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저희는 모두 '만세'를 외쳤습니다. 하하."

"촬영장에서 마동석이 액션 조언을 해줬어요. 저희보다 전문가라서 잘해줬어요. 길가메시의 시그니처 액션인 손바닥으로 때리는 장면은 일부러 넣었어요. (마동석의) 액션신에 대한 선물이자, 헌사처럼 저희가 넣은 거죠!"

앞서 마동석은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제가 오랫동안 해온 복싱 같은 액션 스타일을 길가메시에 많이 적용해줬다"며 "감독과 마블 측 모두 이전의 제 영화에서 저의 액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온 상태였고, 이를 바탕으로 저에게 이런 액션을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터널스', 타노스 사라진 이후 마블의 새로운 세계관"

클로이 자오 감독은 이날 '이터널스'와 '어벤져스'의 세계관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원작의 작가인 잭 커비가 당시에 했던 그대로, 그 사람이 하고자 했던 걸 따라 했다"고 운을 뗐다.

"잭 커비가 '이터널스' 코믹스를 세상에 선보일 땐 주류의 히어로가 있었고, 대중적인 히어로의 이미지와 내러티브가 존재했습니다. 잭 커비는 거기서 분리해 주류와 연결성을 갖고 있지 않은 불멸의 히어로를 선보였죠. 새로운 관점으로 존재론적 물음을 던지는 코믹스가 나온 겁니다."

마블 스튜디오도 새로운 접근을 환영했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마블 측이) 타노스가 없어지고 난 뒤 이전의 유니버스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에 더는 고정된 연결성이 없으니 새로운 것을 충분히 시작해도 되고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며 "이제껏 우리가 알던 유니버스와 또 다른, 주변부의 다른 유니버스가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지난해 전작 '노매드랜드'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올 초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자연스레 '노매드랜드'와 비교가 따른다. 그도 두 영화 사이엔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노매드랜드'는 한 명의 여정을 담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을 보면 주인공이 환경,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갖고 여정을 이뤄나가는지 보여줍니다. '이터널스'도 거대한 우주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큰 물음을 던지죠. 서로 맞지 않는 특이한 가족에 카메라를 들이댐으로써 물음을 던지는 형식을 취합니다."

▲클로이 자오·키트 해링턴.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클로이 자오·키트 해링턴.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인간 캐릭터 '데인'…"우선 현재에 집중하고파"

이날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스타덤에 오른 영국 배우 키트 해링턴도 함께 대화를 나눴다. 키트 해링턴은 극 중 데인 휘트먼 역을 맡아 젬마 찬(세르시 역), 리차드 매든(이카리스 역)과 삼각관계를 이룬다. 무엇보다 키트 해링턴이 표현하는 데인은 영화에 등장하는 3명의 인간 중 1명이다. 인간성을 보이는 캐릭터가 3명밖에 없다.

"오프닝부터 등장해 영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특히 데인이 접하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들이 어마어마해요. 데인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수천 년 전 외계에서 지구로 왔고 어마어마한 파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에 굴하지 않고 쿨하게 대처하죠. 위기감을 느끼지 않아요. 그런 모습이 데인의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히어로 사이에서 인간으로서 히어로를 바라보는 경험은 특별했다. 키트 해링턴은 가장 늦게 합류했지만, 불멸의 존재를 완벽하게 해내는 '이터널스' 캐스트를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키트 해링턴은 "그들은 불멸의 존재만을 연기한 게 아니라 인간적 면모를 끌어내 연기했다"며 "관객이 더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MCU(마블) 히어로로 합류하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그랬으면 좋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당장은 '이터널스'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너무 멀리 생각하고 기대하면 또 실망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데인 캐릭터 자체가 끌어낼 것이 많아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한편,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마블의 새로운 블록버스터 '이터널스'가 올해 최고의 사전 예매량을 달성하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개봉하는 '이터널스'의 예매 관객 수는 35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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