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_도전하는 여성] ⑧임수진 헤이뷰티 대표

입력 2016-06-16 14:11 수정 2016-06-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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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일 수 없는 엄마를 위해…‘뷰티숍 예약’ O2O 뛰어들어”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가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 대표는 O2O 서비스 기반으로 뷰티분야 스타트업에 도전, 앱을 통해 손쉽게 원하는 뷰티숍에 예약 가능한 모바일 예약서비스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가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 대표는 O2O 서비스 기반으로 뷰티분야 스타트업에 도전, 앱을 통해 손쉽게 원하는 뷰티숍에 예약 가능한 모바일 예약서비스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여성들은 아름다운 외모를 갖길 원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가꾼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서 피부 관리실을 찾고, 미용실이나 네일숍을 방문해 변화를 시도한다. 그 작은 변화는 누군가에게 스트레스 해소의 도구로 활용되는가 하면 힐링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여성은 자기 외모에 투자하는 데 있어서 지갑을 여는 것이 너그럽다. ‘루비족(RUBY 族)’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니 말이다. ‘루비족’은 신선하고(Refresh), 비범하고(Uncommon), 아름답고(Beautiful), 젊다(Young)는 단어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나이보다 젊고 아름다운 외모를 유지하는 중년 여성을 일컫는다.

자신을 가꾸고 투자하는 것에 열정적인 한 여성이 O2O 서비스(online to offline)를 기반으로 뷰티 산업에 뛰어들었다. 바로 임수진(40) 헤이뷰티 대표다. 모바일에서 자신이 원하는 숍을 예약하고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임 대표는 ‘헤이뷰티’라는 이름을 내세워 지난해 12월 창업했다. 임 대표도 루비족으로 꼽을 수 있는 40대 여성으로 자신이 생활 속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하고자 오랜 기간 기획 끝에 O2O 서비스로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뷰티는 우리의 일상이에요. 머리를 하고, 피부를 관리하고, 네일케어도 하죠. 의류는 쇼핑몰 형태로 시스템이 갖춰져 나날이 발전하는데, 뷰티 분야는 왜 발전이 안 될까 늘 불만이었어요. 당장 다음 주 일정을 알 수 없는 바쁜 직장인이 피부관리실을 미리 예약하는 건 사실 불가능해요. 때가 돼서 예약하려면 꽉 차 있고, 갈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모바일이 없던 시절(2005년)에 인터넷으로 뭔가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임 대표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를 먹을수록 뷰티 서비스가 더 절실했다고 한다. 일하는 엄마 ‘워킹맘’이 자신을 꾸미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건 사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밖에선 일하고 집에선 육아를 하느라 다른 것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임 대표가 워킹맘을 ‘여성일 수 없는 엄마’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위한 뷰티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결심을 하는 데는 남편의 조언도 한몫했다.

임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대학시절 KMTV(전 CJ미디어 음악채널)에서 FD로 아르바이트하면서 PC통신을 이용해 지금의 인터넷 홈페이지 개념인 포럼을 만들어 운영했다. 졸업 후에는 국내 최초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에 입사해 인터파크 내 CD쇼핑몰을 기획했다. 이후 다음으로 자리를 옮겨 쇼핑몰 디앤샵(d&shop)을 만들어낸다. 또 다음아바타 실장을 역임하면서 전자상거래 프로세스를 확립한다. 이밖에도 엠파스와 멜론, 마이스페이스, 네오플, 넥슨 등에서 신규서비스 기획자로 활약했다. PC통신 시절부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했는데, 19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에 상응하는 부와 명예는 따라오지 않았다. 그 이유를 남편은 명확히 알고 있었다.

“남들은 제가 만든 서비스를 보면 벤처 재벌이 됐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평범한 직장인일 뿐인 거예요. 왜 그랬을까 고민을 하다 남편에게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넌 도전을 안 했잖아. 한 번도 모험을 걸어본 적이 없잖아’였어요. 전 대표적인 흙수저예요. 흙수저는 쉽게 도전하기 어렵죠. 내가 안 벌면 우리 집이 위험하고, 생계가 달렸으니 책임감 있게 일을 해야 했어요. 그렇다 보니 자신이 없었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유예되다 창업 환경이 좋아지고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 싶어 실행에 옮겼어요.”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가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 대표는 O2O 서비스 기반으로 뷰티분야 스타트업에 도전, 앱을 통해 손쉽게 원하는 뷰티숍에 예약 가능한 모바일 예약서비스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가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 대표는 O2O 서비스 기반으로 뷰티분야 스타트업에 도전, 앱을 통해 손쉽게 원하는 뷰티숍에 예약 가능한 모바일 예약서비스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임 대표가 뷰티 분야에 스타트업을 만들겠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냉담했다. ‘그게 되겠어?’ ‘시장이 크긴 하냐?’ ‘시장성이 있겠느냐?’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임 대표는 O2O 서비스가 가능한 시장 환경이 만들어지자 성공 가능성이 보였고 10년간 구상해온 서비스를 누구보다 먼저 내놓아야겠다고 판단했다. 19년 동안 실무에서 다져진 내공은 본격적으로 진가를 발휘하게 됐다.

“사실 뷰티 분야의 O2O 서비스는 엄청나게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에요. 모텔, 음식배달, 도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기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죠. 그래서 빠른 대응이 중요했어요.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죠. 19년 동안 일하며 만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조언도 구하고 추천도 받았어요.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제가 여성이라는 것도 이 사업을 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요.(웃음) 이제는 이 시장에 대기업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카카오는 모바일 미용실 예약서비스 ‘카카오헤어샵’을 7월 중 오픈할 계획 중이다. 네이버도 카카오헤어샵과 유사한 미용실 예약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자본과 인력을 내세운 대기업에 스타트업이 밀려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오면 대중의 인식을 깨우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대중들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거죠. 그래서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PR 문구나 서비스 방법까지 우리와 너무 비슷하게 만들어 내는 건 도의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대응도 해야죠. 저희는 또 대대적인 업데이트에 들어가요. 늘 먼저 달려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헤이뷰티가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점점 많이 알아주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에요. 우리 서비스는 재사용률이 굉장히 높아요. 지난 5월 매출액이 4월 대비 100% 상승했거든요.”

O2O 서비스는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사용자의 후기가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입소문이 나면 단골이 생기고 꾸준하게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헤이뷰티’를 이용하는 고객뿐만 아니라 ‘헤이뷰티’와 관계를 맺은 업체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임 대표는 직접 암행을 돌며 실사에 나선다. 직접 경험해보고 준비가 덜 된 업체는 과감히 앱에서 삭제한다. 업체대상 CS 재교육을 통해 업무능력이 충분하다 판단되면 앱에 재등록시킨다. 지난 6월 연휴를 겨냥해 갑자기 늘어난 등록업체 중 80개를 앱에서 내렸다. 현재 125개 업체(서울·분당·일산)가 등록돼 있다.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죠. 고객과 업체 간에 불신이 생기면 다음번에는 이용하지 않죠. ‘헤이뷰티’와 뷰티업체, 고객 이 세 그룹의 신뢰 형성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바탕이 돼야 해요. 저는 ‘헤이뷰티를 이용하면 가성비가 좋아’라는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어요. 헤이뷰티와 어울리는 뷰티숍들은 A상권에 위치한 곳이 아니에요. 역에선 가깝지만 1층이 아닌 5층이라든지 골목에 위치해 있다든지 하는 B 또는 C상권이 우리와 어울리는 곳이죠. 그런 곳이 합리적인 가격에 실력 있으신 분들도 많아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요.”

이 세상에 불편한 게 너무 많아서 자신이 편하길 기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하나씩 만들었고, 방법도 개선하면서 조금씩 편리한 세상으로 바꾸는 데 공을 쌓은 임 대표는 이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책무를 느낀다, 자신의 이익보다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놓인 업주들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방안을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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