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우리술 이야기] 숙취 적은 전통청주와 막걸리

입력 2016-03-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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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숙취는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두통, 무기력, 메스꺼움, 식욕부진, 균형감각 상실 등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숙취는 마신 술의 알코올 성분이 거의 다 분해되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에 가까울 때 가장 심하다고 한다. 시간적으로는 대략 음주 후 12~14시간 정도 경과된 시점이다. 따라서 숙취가 약물을 끊었을 때 나타나는 금단현상의 일종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이렇게 보면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음주운전 단속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술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주로 숙취와 관계가 있다. 주취 폭력, 음주운전 사고, 질병, 알코올중독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손실이 있지만 숙취로 인한 결근과 생산성 저하가 가장 큰 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10년 기준 연간 2490억 달러인데 이 중 71%인 1790억 달러가 숙취로 인한 것이라 한다. 한국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국인 음주습관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숙취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숙취의 원인은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이 분해될 때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숙취의 원인 물질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숙취가 심할 때 몸속의 아세트알데히드 수치는 낮다고 한다. 즉 숙취 정도와 아세트알데히드와의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는 의미이다. 이외에 탈수현상, 저혈당, 젖산 농도 증가, 술의 첨가물 등이 숙취에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들도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최근에는 몸이 감염되었을 때 나타나는 염증 현상이 숙취의 진짜 원인이라는 학설도 나왔다. 숙취의 원인이 어찌 되었든 사람들 중 23% 정도는 숙취를 유전적 이유 등으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반면 이들과 같이 알코올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이 알코올중독에 이를 위험성은 더 높다고 한다. 세상살이가 그렇듯 좋은 일과 나쁜 일은 함께 가는 경우가 많은 듯싶다.

어떤 술이 숙취가 적을까? 숙취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술에 따른 숙취의 정도도 과학적 근거는 없다. 외국의 자료를 보면 브랜디, 레드 와인, 럼, 위스키, 화이트 와인, 진, 보드카 순으로 숙취가 적다. 이는 경험적 자료로 개인적 편차가 꽤 있을 것이다. 우리 술의 숙취는 어떠할까? 이것도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과거의 카바이트 막걸리, 싸구려 과일주, 여러 가지를 섞은 혼합주의 숙취가 심했던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첨가물 때문인지 몰라도 희석식 소주의 숙취가 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2년 정도 우리 술을 연구하는 모임을 운영하면서 쌀, 누룩, 물로만 만든 우리 전통 청주나 막걸리를 많이 만들어 보고 마셨다.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잘 만들어진 우리 전통 청주와 막걸리는 숙취가 적었다. 모임을 같이 하는 회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좋은 우리 술은 아주 많이 마신 다음 날에 나른하고 피로감은 있지만 심한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의 숙취가 훨씬 적다고 한다. 숙취를 못 느끼는 사람들이 알코올중독이 될 가능성이 크듯 숙취 없는 술이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술 마신 다음 날 숙취를 심하게 느끼지 않는다면 좋은 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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