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2월 2일 家徒壁立(가도벽립) 방이 네 벽뿐일 만큼 가난하다

입력 2015-12-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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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중국 한(漢)나라 때의 문인 사마상여(司馬相如•BC 179~BC 117)는 고향 쓰촨(四川)성에 있을 때 임공(臨邛)이라는 곳의 부호 탁왕손(卓王孫)으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그 집에 갔다가 남편과 사별하고 친정에 와 있던 탁왕손의 딸 탁문군(卓文君)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그는 탁문군을 사로잡을 생각으로 ‘봉구황(鳳求凰)’이라는 거문고 곡을 연주했다. 그녀도 사마상여에 반했으나 탁왕손은 그가 너무 가난하다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자 탁문군은 사마상여를 따라 청두(成都)에 있는 그의 집으로 야반도주(夜半逃走)를 했다. 사마상여의 집은 너무 가난해 방 안에는 살림살이 하나 없이 사방으로 벽만 둘러져 있었다. 그래도 탁문군은 그와 백년가약을 맺고 술집을 차려 생계를 꾸려 갔다. 나중에 한무제가 사마상여의 글을 읽고 크게 기뻐해 도성으로 불러 벼슬을 내렸다. 사마상여는 필명을 크게 떨치며 일세의 대문장으로 우뚝 섰고, 탁씨 집안에서도 더 이상 그를 깔보지 못했다.

사마상여와 탁문군의 사랑은 많은 드라마 연극 영화 만화로 만들어졌다. 이들의 고사에서 나온 말이 가도벽립(家徒壁立), 가도사벽(家徒四壁)이다. 사마천의 사기열전에 나오는 원문은 ‘家居徒四壁立’이다. 徒는 한갓, 헛되이, 보람 없이라는 뜻이다. 도난인의(徒亂人意)라고 하면 ‘공연히 남의 마음만 뒤숭숭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문장은 서한(西漢)의 두 사마(司馬)요, 경제는 난양(南陽)의 와룡(臥龍)이다”라는 말이 있다. 문장이라면 한무제 때의 문인이었던 사마상여와 사마천(司馬遷)을 꼽고 경세제민(經世濟民)으로는 제갈량을 친다는 뜻이다. 근대 중국의 문호 루쉰(魯迅)도 ‘한문학사강요(漢文學史綱要)’에서 “부(賦)는 사마상여만 한 이가 없었고, 문(文)은 사마천만 한 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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