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부터 박인비까지…LPGA ‘올킬’ 한국 女골프 “비결이 뭡니까?”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5-03-18 16: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박인비(왼쪽)와 시즌 개막전 코츠골프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최나연. (AP뉴시스(박인비), KLPGA(최나연))

“대체 비결이 뭡니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자 프로골퍼들의 선전 비결이 화제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5개 대회를 모두 우승(교포 포함)했으니 당연한 현상이다. 이쯤 되면 “외국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같다”는 말도 결코 과한 표현은 아닌 듯하다.

올 시즌 열린 LPGA투어 5개 대회 중 3개 대회는 한국과의 시차가 2시간 이내 국가(호주ㆍ중국ㆍ태국)에서 열렸다. LPGA투어라 해도 한국 및 동양선수들에게 유리한 조건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시즌 개막전과 두 번째 대회는 미국 플로리다와 바하마에서 열렸다. 난해한 코스와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도 우승컵은 전부 한국선수들의 몫이었다.

지난해 11월 박인비의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까지 포함하면 9개 대회 연속 우승 행진이다. 매 시즌 슬로스타트(시즌 중반부터 제 실력을 발휘하는 현상)였던 점을 감안해도 시즌 초반 5연승은 이례적이다.

한국인(계) 선수들의 LPGA투어 맹활약에 대한 분석은 박세리(38ㆍ하나금융그룹), 김미현(38), 박지은(36ㆍ이상 은퇴) 등 LPGA투어 1세대 태극낭자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0여 년 전부터 이루어졌다.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찾을 수 없었지만 한국 선수들의 정서와 운동량, 그리고 부모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의 일차원적인 분석이 성에 차지 않은 듯 똑같은 물음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리디아 고, 김세영, 양희영. 올 시즌 LPGA투어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LPGA(리디아 고), KLPGA(김세영), 하나-외환 챔피언십(양희영))

“대체 비결이 뭡니까?”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한 시사ㆍ교양 프로그램의 몇몇 코너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다이어트 비결’, ‘건강 비결’, ‘맛 비결’, ‘대박(성공) 비결’이라는 키워드로 궁금증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솔깃할 만한 내용이지만 한편으론 씁쓸한 생각이 든다. 어떤 분야든 일정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을 거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과 성공의 법칙을 수학문제풀이처럼 공식을 대입하려 한다. 난센스다.

LPGA투어에서 맹활약하는 한국선수들은 남모를 땀과 눈물을 숱하게 흘렸을 터다. 바로 그것이 영광의 씨앗이었다. 스폰서도 없이 자비를 털어 맨몸으로 이국땅에 뛰어든 어린 선수들은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 매 경기가 원정경기나 다름없는 만큼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들의 성공에 비결이 있다면 오직 훈련으로 흘린 땀이다.

과거와 달리 자신감 넘치는 표정도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다. 골프는 어떤 운동보다 멘탈이 좌우하는 비중이 큰 운동이다. 평상시 연습량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은 실수 후 다음 샷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하지만 연습량이 충분한 사람은 실수 후에도 다음 샷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연속 실수에 대한 불안감이 적다.

2012 런던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범(30ㆍ한국마사회)은 자신감의 아이콘이다. 아무리 큰 대회에서 강한 상대를 만나도 긴장하는 모습이 없다. 그에게 비결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나보다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그가 금메달을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난 죽을 만큼 훈련했다. 그리고 매트에 오를 땐 죽을 각오를 한다. 그러니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김홍국의 아픈 손가락 하림산업, 6월 ‘논현동 하림타워’ 소집령 발동
  • 마운트곡스發 비트코인 14억 개 이동…매도 압력에 비트코인 ‘후퇴’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전세사기 특별법 공방은 예고편?…22대 국회 ‘부동산 입법’ 전망도 안갯속
  • 반도체 위기인데 사상 첫 노조 파업…삼성전자, 경영 악화 심화하나
  • 단독 영업비밀 빼돌린 전 삼성전자 직원들 재판 행…공소장 살펴보니
  • '8주' 만에 돌아온 KIA 이의리, 선두권 수성에 열쇠 될까 [프로야구 29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348,000
    • +0.16%
    • 이더리움
    • 5,315,000
    • -0.52%
    • 비트코인 캐시
    • 650,000
    • +0.85%
    • 리플
    • 729
    • +0.28%
    • 솔라나
    • 237,700
    • +3.21%
    • 에이다
    • 638
    • +1.11%
    • 이오스
    • 1,126
    • +1.17%
    • 트론
    • 154
    • +0%
    • 스텔라루멘
    • 151
    • +1.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750
    • +1.23%
    • 체인링크
    • 25,410
    • +1.56%
    • 샌드박스
    • 632
    • +3.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