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후 임원 빼고 슬며시 재고용
로이터 “시끄러운 테슬라 드라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충동적인 전략 결정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충전사업 담당 임원이 사업과 관련해 ‘직언’하자 곧바로 당사자와 약 500명으로 구성된 팀 전체를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보름 만에 해당 직원들 가운데 일부를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충전사업 임원이었던 레베카 티누치(Rebecca Tinucci)로부터 ‘조직 규모를 더 축소하면 사업의 기본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직언을 들은 직후 그와 500명에 달하는 팀원에 대해 해고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티누치는 테슬라 전체 사업부 가운데 몇 안 되는 고위 여성 임원 가운데 하나였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말 급속충전소 슈퍼차저를 운영하는 부서를 폐쇄하고 해당 부서 수장인 티누치와 직원 약 500명을 전격적으로 해고했다.
지난해 테슬라는 경쟁업체들이 자사 충전 플러그를 업계 표준으로 채택하도록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1년도 안 돼 머스크가 이를 추진할 관련 팀을 사실상 해체하면서 전기차 업계가 혼란에 빠진 바 있다.
테슬라용 충전기 설치를 담당하던 불렛EV차징솔루션의 안드레스 핀터 CEO는 “해고 직전까지도 테슬라는 우리가 미국 내 다른 주로 확장하고 가능한 한 빠르게 움직이도록 추진했다”며 “그 결정은 슈퍼차저 네트워크에 집중하던 상황에서 느닷없고 충격적인 반전”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의 (충전사업 부서)해고는 지난해 머스크 CEO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기업 대표들과 체결한 충전소 거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현대차와 포드 같은 기업들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갉아먹는 상황에서 머스크 CEO는 더 많은 충전소를 세우는 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사업과 이를 추진해온 수백 명 직원을 단박에 해고한 머스크의 결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전체 해고를 결정한 지 2주 만에 일부 실무자를 시작으로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 지역 슈퍼차저 팀 책임자가 테슬라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다만, 몇 명이 재고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올해 52세인 머스크는 이전에도 충동적으로 비용절감 조치를 내렸고, 얼마 안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머스크는 2019년에도 대부분 매장을 폐쇄하고 온라인으로 판매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며 영업직원들을 해고했다. 이후 임대 계약이 해지되지 않자 이를 철회하고 대신 차 가격을 인상했다.
이달 초 해고된 한 테슬라 전 직원은 로이터에 “충전사업의 철회와 대량 해고는 적어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된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