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인턴 80∼90% '임용 포기'…의사 집단행동 확산

입력 2024-02-25 21: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국 각지 수련 앞둔 인턴들 "병원 안 간다"
현장선 '레지던트 4년 차ㆍ전임의' 이탈 우려도
일부 의대 교수도 '행동 나설 수 있어' 경고

▲23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명학회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명학회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의 의과대학을 졸업해 수련을 앞둔 인턴들은 임용을 포기하고, 전공의 빈자리를 채웠던 전임의와 4년 차 레지던트의 이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부 의대 교수들도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의료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 수련을 위해 수련병원으로 와야 할 인턴들의 '임용 포기' 선언이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합격자의 80∼90% 상당이 수련계약을 맺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서울대병원은 올해 채용한 인턴 184명을 대상으로 22일 집체교육과 수련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이었으나, 대다수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3일 전남대병원에서는 내달 인턴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던 101명 중 86명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했고, 조선대병원은 신입 인턴 32명 전원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제주대병원은 입사 예정인 인턴 22명 중 19명, 경상대병원은 입사 예정 37명이 임용 포기서를 제출했다. 부산대병원에서도 내달 1일부터 근무하기로 했던 인턴 50여 명이 임용 포기서를 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신규 인턴 32명 전원, 단국대병원은 36명 중 32명이 임용을 포기할 것으로 집계했다.

충남대병원에서도 신규 인턴 60명 전원이, 건양대병원에서도 30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전북대병원도 인턴 57명 중 상당수가 임용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에 이어 새로 들어올 예정이었던 인턴마저 수련을 포기하면서 현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의대를 졸업해 갓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수련 과정에 들어가는 예비 전공의들이 현장의 의료 공백을 메워줄 인력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던 전임의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빈자리는 전임의와 교수들이 메워왔다. 이들은 현재 외래 진료와 수술, 입원환자 관리, 야간당직 등을 도맡고 있다. 일부 병원은 전공의가 떠난 응급실을 24시간 유지하고자 기존 3교대 근무를 교수와 전임의의 '2교대 근무'로 바꿨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을 마친 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들로, '펠로' 또는 '임상강사'로도 불린다. 사실상 병원 내 전문의 중 가장 젊은 의사들로, 2월 말을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전공의 복귀가 요원한 상황에서 업무 부담이 커지자 전임의들이 재계약 여부를 고민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선대병원에서는 재계약을 앞둔 4년 차 전임의 14명 중 12명이 '재임용 포기서'를 제출하고 내달부터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

전공의 말년인 '레지던트 4년 차'들 역시 전문의 획득 후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달 말 수련 종료를 앞둔 레지던트 4년 차 일부가 병원에 남아 있었는데, 전문의를 획득한 이들이 이달 말에 병원을 떠나면 인력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전문의 시험은 종료돼 지난 19일 합격자 발표까지 끝났다.

의대 교수 중 일부는 후배 의사인 전공의들이 처벌받으면 함께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교수평의회는 "제자들에 대한 부당한 처벌이 현실화하면 스승으로서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교수와 병원 소속 의사를 함께하는 '겸직'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정부에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부과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바닥 더 있었다” 뚝뚝 떨어지는 엔화값에 돌아온 엔테크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한화 에이스 페라자 부상? 'LG전' 손등 통증으로 교체
  • 블랙록 ETF 운용자산, 그레이스케일 넘었다…글로벌 투자액 전 분기 대비 40% 증가 外 [글로벌 코인마켓]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15:19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796,000
    • +0.1%
    • 이더리움
    • 5,193,000
    • +0.85%
    • 비트코인 캐시
    • 700,500
    • +0.79%
    • 리플
    • 727
    • -0.82%
    • 솔라나
    • 244,200
    • -1.85%
    • 에이다
    • 667
    • -0.74%
    • 이오스
    • 1,171
    • -0.26%
    • 트론
    • 164
    • -2.38%
    • 스텔라루멘
    • 153
    • -0.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300
    • -2.14%
    • 체인링크
    • 22,720
    • -1.22%
    • 샌드박스
    • 632
    • -1.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