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로] ‘블록화 경제’ 시대의 자원경쟁

입력 2023-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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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으로 세계경제 블록화
미래원료물질 ‘중국쏠림’ 지나쳐
해외자원·광원 확보 속히 나서야

미국에 의한 중국 제재와 중국의 보복조치로 현재 세계경제는 주요 기술제품의 원료 사용, 생산지 및 장비 이동에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식량위기와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의 제한은 오늘의 세계를 좀처럼 인플레이션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요 성장엔진 산업에 대한 블록화의 진행은 세계경제를 또 다른 늪으로 빠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여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반도체 장비뿐만 아니라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의한 이차전지가 블록화의 주요 대상으로, 최근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이러한 현상을 ‘핵심광물 확보전쟁’이라고 정의했다.

최근의 블록화는 전통적인 안보동맹의 범위를 첨단 기술제품으로 확장하여 ‘경제안보’라는 개념을 낳았고 안보 우산을 미국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덩달아 블록화된 경제속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지난 8월 18일 있었던 한·미·일 3국 정상 간의 캠프데이비드 선언은 이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이제 우리는 이러한 제약조건하에서 최적해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숙제로 갖게 되었다.

중국이 지난 8월부터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갈륨(차세대 전력반도체, 태양광 패널, OLED 등의 원료물질)과 게르마늄(광섬유통신, 반도체 공정용 가스)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각각 94%, 83%에 이를 정도로 중국의 독점력이 큰 원료물질들이다.

배터리 음극재 재료인 흑연은 67%, 양극재 재료인 니켈 또한 세계시장의 33%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이들 대부분을 수송거리, 비용 등의 이유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우리 경제는 성장의 원천으로 반도체와 중국이라는 두 가지 요소에 의존하여 왔다. 반도체의 경우 우리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중국 수출도 코로나19 이래 감소하고는 있지만 우리 전체 수출의 25%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이들 두 요소가 첨단 기술제품에 대한 블록화의 주요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제 우리 경제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전략의 요체는 반도체 이외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다변화와 중국 의존의 탈피다.

다변화의 유력한 대상품목으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각국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서 대용으로 등장한 전기차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이차전지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전 세계 광물 매장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는 일찌감치 진출한 중국의 텃밭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는 현재 핵심광물의 중국 의존을 낮추려는 미국, 유럽기업들의 러브콜 대상이 되고 있다는 보고다. 이제 아프리카는 중국의 견제를 뚫고 우리 기업들이 필수 원료물질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 지역이 되었다.

리튬의 경우도 전 세계 매장량의 50%가 몰린 라틴아메리카 ‘리튬삼각지대’(볼리비아-칠레-아르헨티나)에 인프라건설 차관을 제공한 중국이 볼리비아 국영광산회사의 해외파트너로 유력하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작년 10월 배터리 핵심원료를 채굴, 생산하는 12개 주 20개 기업에 대해 28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금 지급을 발표한 바 있다. 자국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리튬, 니켈 등의 배터리 핵심광물들을 채굴, 가공해 미국기업에 공급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런 사례들은 21세기 자원확보 경쟁시대에 해외 자원개발과 광원의 확보가 우리 경제의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과제임을 인식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각화된 노력을 경주해야 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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