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건설’ 떼는 건설사들…이미지 변신 ‘기대’, 효과는 ‘글쎄’

입력 2023-05-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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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신사명 선포식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미로 깃발을 힘차게 흔들고 있다 (자료제공=포스코이앤씨)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신사명 선포식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미로 깃발을 힘차게 흔들고 있다 (자료제공=포스코이앤씨)

최근 사명을 변경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중점이 됐던 건설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친환경 강화, 신사업 확장 등 이미지 변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건설사는 여전히 딱딱한 건설현장 이미지가 장기간 고착화한 만큼 눈에 띄는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경이 이뤄지면 1991년부터 사용해오던 삼성엔지니어링이라는 이름은 32년 만에 사라지게 된다.

현재 거론되는 새로운 사명은 △삼성어헤드 △삼성퍼스티브 △삼성인스파이어 등으로 알려졌다. 삼성 어헤드는 자사의 사업수행 혁신모델 어헤드(AHEAD)에서 따왔다. 디자인부터 통합관리까지 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이다. 삼성퍼스티브는 최초를 뜻하는 퍼스트(first)와 형용사형 어미(tive)를 결합한 것으로, 앞서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인스파이어의 인스파이어(inspire)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다’라는 뜻으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처럼 삼성엔지니어링이 사명 변경에 나서는 것은 기존 플랜트와 건설 중심의 고정적인 사업 구조 및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 그린솔루션 등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 등 친환경에너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3월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 역시 뒤에 ‘건설’을 떼고, 에코 앤 챌린지(Eco&Challenge)의 약자인 이앤씨(E&C)를 붙였다. 자연처럼 깨끗한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의 의미인 에코(Eco)와 더 높은 곳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상징하는 챌린지(Challenge)의 뜻을 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기존 건설업을 넘어 저탄소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의 EPC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신재생 에너지 시장 선점, 그린 라이프 주거모델 상품화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2021년 SK에코플랜트는 23년간 사용했던 ‘SK건설’을 버리고 새 사명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친환경’을 뜻하는 에코(ECO)와 ‘심는다’는 뜻의 플랜트(PLANT)를 결합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건설사들이 사명 변경을 통해 공통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굳혀진 주택 건설현장 이미지를 벗기고, 신사업 확장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택사업은 최근 들어 하향세를 걷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기준 10대 대형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신규 누적 수주액은 4조52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조7786억 원 대비 33.3%(2조2544억 원) 줄었다. 이처럼 주택사업이 악화하자 올해 들어선 해외건설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다만 단순히 사명 변경만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설사들의 이미지 변신을 위한 노력은 코로나 발발 이후 업계를 강타했던 ‘ESG 경영’ 열풍 시기에도 나타났다. 당시 건설사들은 업계 흐름에 맞춰 앞다퉈 조직 내 ESG 전담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작 건설사들이 준비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계 ESG 경영 수준은 5점 만점에 평균 2.6점으로 ‘보통 이하’로 나타났다. ‘ESG 가이드라인 부재’(55.9%), ‘ESG 전문가 부재’(45.8%) 등 주로 준비성 부족 항목에서 지적이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사명을 변경하면서 최근 흐름에 맞게 친환경 등 새로운 이미지를 얻으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다만 기존에 건설산업 이미지가 장기간 고착화한 만큼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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