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무감각해지는 패닉… 신용불안감 해소가 우선

입력 2008-10-2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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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코스피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에 다시금 폭락하며 1040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2일)는 와코비아 등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발표가 잇따른 가운데 국제유가가 16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하며 리세션 우려감을 증폭시킨데다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등 이머징마켓의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주요지수가 5%내외의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수급불균형과 아시아증시의 폭락에 위축돼 1020선까지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장 후반 연기금의 지원으로 낙폭을 일부 만회한 지수는 전일대비 84.88p(7.48%) 내린 1049.71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3년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선물가격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이틀째 발동됐고, 코스닥시장의 경우 오후들어 20분간 모든 종목의 거래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코스닥지수 10% 이상 하락시 발동)까지 발동됐습니다.

외국인이 1005억원 순매도로 7거래일째 매도우위를 고수했고, 기관도 660억원 순매도로 대응했습니다. 반면, 개인은 1364억원 매수우위로 기관과 외국인 매물에 맞섰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 매수(1804억원 순매수)에도 불구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821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경기후퇴 우려가 아시아증시를 엄습했지만 美 정부가 주택보유자들을 위해 약 400억달러 규모의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대부분 증시들이 낙폭을 줄였습니다.

장중 7% 이상 급락했던 일본 닛케이지수가 2.46% 하락세로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7%), 항셍(-3.55%), 가권(-2.72%)지수 등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중대형株 중심 패닉, 속수무책 급락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연속 급등하며 주식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45.80원 폭등한 1408.80원으로 마감, 199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에 진입했습니다.

50만원대를 사수해오던 삼성전자(-6.99%)가 47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대형주들의 무차별 급락세가 연출되면서 업종 구분없이 투매가 속출했습니다.

하한가 종목이 무려 118개에 달했고 하이닉스, 현대건설, 한국가스공사, LG데이콤, 현대제철, CJ, 대한해운, 코리안리, 롯데미도파, 대우건설, 한국철강, LG상사, SK가스, 일성신약, 영원무역 등의 KOSPI200 종목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중 오른 종목은 미래에셋증권(0.32%)과 현대차(1.20%) 두종목뿐이었습니다. 현대차는 이날 초라한 3분기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4분기 실적개선 기대로 오름세를 탔습니다.

POSCO(-6.93%)와 LG전자(-8.29%), LG(-13.76%), 삼성화재(-10.11%) 등의 낙폭이 컸고 SK텔레콤(-5.61%)과 한국전력(-11.44%), KT&G(-5.42%), KT(-6.28%) 등 경기방어주들도 이날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기계(-11.66%), 건설(-11.54%), 비금속광물(-11.48%), 철강금속(-8.31%) 등 경기에 민감한 산업재 성격의 업종지수 하락률이 높았습니다.

코스닥지수는 7.92% 폭락하며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불미스런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장주 NHN이 5.56% 내린 것을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30개종목들이 일제히 내렸고, 코미팜, 현진소재, 평산, 쌍용건설(이상 하한가) SK컴즈(-14.82%), 태광(-13.87%) 등의 낙폭이 컸습니다.

조선기자재주들이 무더기 급락한 반면, 용현BM은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증권사들의 호평에 힘입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삼성전자에 터치패널을 공급한 디지텍시스템(4.23%)이 쌍끌이 매수를 동반해 올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된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하한가 234개 종목을 포함해 내린 종목수(959)가 상승종목수(56)를 크게 압도했습니다.

빈번한 패닉..신용불안감 해소가 우선

지난주 화요일까지만해도 1400선을 넘보던 증시가 7거래일만에 1천선 붕괴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가파른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에만해도 원/달러 환율은 1000원대에 있었고 코스피지수는 1400선에 있었지만 불과 한달사이에 환율과 코스피지수는 자리를 바꿔 앉았습니다.

마치 습관처럼 패닉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익숙해진 공황상태에 투자자들은 무감각해지는 양상입니다. 그도그럴 것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손절시점을 놓친지 오래여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부수급까지 취약해 아시아권에서 한국증시의 하락률은 선두를 달렸습니다.

외국인이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손 이중고를 겪으며 팔기에 급급하고 기관은 환매물량에 시달리는 등 매수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조막손 개인들의 물타기 매수와 연기금의 힘겨운 방어가 그나마 거래를 만들어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기후퇴(recession) 공포감이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 단기 하락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은 '신용위기' 우려입니다.

아이슬란드와 헝가리, 우크라이나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관련 논의를 진행중인 가운데 벨로루시가 이날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루마니아 폴란드 체코 터키 등 동유럽 국가들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 밖에 파키스탄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데 이어 아르헨티나도 국가부도(default) 위험에 처하는 등 이머징마켓의 연쇄부도 우려가 날이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10년전 아시아 외환위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크게 확산되고 있어 IMF가 과연 이들 국가들의 구제금융 SOS들을 수용해 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는 엔/달러 환율의 동향과도 무관치 않다고 전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머징마켓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이라 할 수 있는 엔화가치는 날이갈수록 치솟고 있습니다.(달러가치 상대적으로 하락)

아래 엔/달러 환율차트는 글로벌증시와 같은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엔화가치가 최근 며칠 하락하자 반등을 타진하던 글로벌 증시는 이틀째 패닉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엔화를 빌려 고위험고수익 이머징마켓에 투자했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이머징마켓을 탈출해 빠르게 청산되면서 엔화수요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S&P500지수가 아직 직전 저점을 깨지 않고 있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엔/달러 환율이 지금처럼 급락세를 이어간다면 코스피지수의 1천선 지지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요컨대, 중장기 성격의 경기후퇴(recession) 자체보다는 신용불안감이 증시를 압박하고 단기 하락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머징마켓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줄 묘안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심리적 요인에 의한 패닉 급락세를 저지하기란 쉽지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투자심리가 안정되기까지는 현금비중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관망하는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장기투자자에게는 여전히 기회의 시간들이지만 장기 가치투자 마인드로 주식을 매수한후 자주 흔들리거나, 낙폭과대 부실주를 덜컥 매수해놓고 원금회복을 기다리는 등의 어설픈 장기투자는 자제해야 하겠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net.co.kr) 전화 : 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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