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새로운 ‘학력사회’ 돌입 전 세계와 거꾸로 가…박사 10년간 16% 감소

입력 2019-12-0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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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대신 인품 중시하는 낡은 고용 관행이 문제”…저출산과도 관련 없어

▲전 세계 주요국 박사 학위 취득자 수 비교. 단위 만 명. 연한 파란색:2006년/파란색:2016년. 하단 네모는 인구 100만 명당 2016년 박사 학위 취득자. 앞에서부터 미국 중국 독일 영국 한국 프랑스 일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전 세계 주요국 박사 학위 취득자 수 비교. 단위 만 명. 연한 파란색:2006년/파란색:2016년. 하단 네모는 인구 100만 명당 2016년 박사 학위 취득자. 앞에서부터 미국 중국 독일 영국 한국 프랑스 일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전 세계가 새로운 ‘학력사회’에 돌입했다. 경영 일선과 디지털 분야에서 고도의 지식과 기술이 더욱 필요로 해져 석·박사 학위 보유자에 대한 수요가 날로 늘고 있다. 이에 주요 국가에서는 최근 10년간 박사 학위 취득자가 급증했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 추세와 거꾸로 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현지시간) 일본의 박사 학위 취득자가 2016년에 1만5000명으로, 10년 전보다 16% 줄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전문성보다 인품을 중시하는 낡은 고용 관행을 유지하면 일본이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인만으로는 정원을 채울 수 없다. 경제학 석사과정의 70%가 유학생이다”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미시경제학을 연구하는 도쿄대학의 와타나베 야스토라 교수는 이렇게 한탄했다. 와타나베 교수는 올여름까지 아마존닷컴 일본 법인에서 재직한 경험을 토대로 “이 분야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반드시 있다”며 “단언컨대 일본인의 대학원 진학 의욕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일본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구미 각국에서는 2016년까지 10년간 박사 학위 취득자가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석사에서도 이런 경향은 마찬가지였다. 서구권 기업에서 높은 직위에 앉으려면 고급 학위는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구글 등 미국 IT 대기업의 첨단 분야 기술자로 입사하려면 석사·박사 학위는 최소 필요조건이다. 중국은 자국에서 박사 육성에 나선 것에 더해 5000명 이상이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들 유학파 박사들이 다시 고국으로 복귀해 민간기업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일본은 이런 세계적 추세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것이다. 그동안 4년제 대학 입학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는 저출산과도 관련이 없다고 신문은 거듭 강조했다. 한마디로 학부생들이 전문 과정으로의 진학을 주저, 일본이 세계에서 상대적인 ‘저학력화’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일본 기업에서 고학력자를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는 상황도 심각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박사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연구한 한 인재는 지금 일본 전기 대기업에서 인프라 분야 영업 및 개발에 종사하고 있다. 채용 면접에서는 전문지식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었으며 심지어 “학위보다 입사를 우선시했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받았다. 결국, 이 사람은 박사 학위를 취득하지 않았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매년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채용 시 중시하는 점’ 설문조사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답변은 ‘전문성’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인품에 관한 항목들이다.

입사 후에도 석·박사 등 고급 인재들의 전문성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 30세 전후의 평균 연봉을 비교하면 일본은 학부 졸업 인력이 418만 엔(약 4580만 원)으로, 석사의 524만 엔과의 차이가 1.25배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석사 평균 연봉은 763만 엔으로, 학부 졸업생과의 격차가 1.4배, 박사는 915만 엔으로 1.68배까지 각각 확대된다.

또 일본 기업들은 고학력자 채용을 꺼려 일본 박사 학위 소지자의 75%가 대학 등 연구기관에 소속돼 있다. 이는 미국에서 박사의 40%가 기업에서 일하면서 혁신의 원동력이 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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