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엘리엇과 격돌 본격화

입력 2019-02-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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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고배당과 사외이사 추천에 반대…운신의 폭 넓힌 정의선 새 전략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1조 원 넘는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계획을 내놨으나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됐다. 3월 주력계열사의 주총을 앞두고 엘리엇과 재격돌이 불가피해졌다. (뉴시스)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1조 원 넘는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계획을 내놨으나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됐다. 3월 주력계열사의 주총을 앞두고 엘리엇과 재격돌이 불가피해졌다. (뉴시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재추진한다. 내달 주력 계열사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고배당을 요구하며 사외이사까지 추전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최근 '운신의 폭'을 확대한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엘리엇의 재격돌이 불가피해졌다.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결정했다. 내달 22일 주총에서 정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하고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확정한다.

대표이사 선임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을 중심으로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된다.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자리한 현대모비스도 이날 이사회를 통해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주총 역시 현대차와 동일한 다음달 22일이다. 주총이 끝나면 모비스도 임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부사장급 대표이사가 없는 현대모비스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과 △정의선 대표이사 부회장 △박정국 대표이사 사장 등 3인 대표 체제가 된다.

앞서 기아차 역시 주총에서 정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키로 했다. 기아차 주총은 내달 15일이다. 올해 그룹 3인방의 주총 키워드는 ‘정의선’ 영향력 확대에 모아진다.

▲현대차 양재동 본사.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현대차 양재동 본사.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반대로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정의선 부회장의 영역 확대는 올해 상반기 본격화될 지배구조 개편안의 재추진을 위한 포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모비스 분할법인과 글로비스 합병을 골자로 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일감 몰아주기 해소는 물론 순환출자 고리도 끊을 수 있는 안이었다.

재계 주요그룹이 '지주회사'를 내세운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지배회사를 택했다. 주력인 자동차 사업의 경우 ‘할부금융’이 필수다. 그만큼 금융계열사(현대캐피탈)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주사는 투자보다는 지배를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의 일정비율 이상을 소유하는 회사다. 이른바 홀딩스인데, 이 경우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 지주사로 전환한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매물로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다.

애초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는 계획이었다. 오너가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1조 원 안팎의 상속세까지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약 1%) 보유를 밝히며 제동에 나섰다. 엘리엇은 이사회 투명성을 위해 △외국인의 이사회 선임 △경영전략 참여 등을 요구했다.

마지막까지 피가 말리도록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던 정 부회장은 마지막 주총을 앞두고 결국 지배구조 개편 중단을 선언했다. 엘리엇에서 시작한 반대가 글로벌 주요 의안자문기관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이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 부회장이 공언했던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움직임에 집중했을 뿐이다. 커넥티드 카와 첨단 자율주행, 공유경제와 관련한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가 연이어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이투데이DB)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이투데이DB)

◇高배당 요구하고 사외이사 추천한 엘리엇=재추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11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승진이었다.

현대차에 국한된 운신의 폭을 전체 계열사로 확대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앞둔 포석으로 전망됐다.

이어 연말에는 연구개발본부의 부회장들은 물론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 부회장단에 대한 쇄신인사도 단행했다.

정의선 체제를 공고히 다진 현대차그룹은 내달 주총을 기점으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세도 본격화됐다.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고배당을 요구하는 등 압박에 나선 것.

엘리엇은 다음 달 예정된 주주총회의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현대모비스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현대차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존 Y.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과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발라드 파워 시스템 회장 △마거릿 S 빌슨 CAE 이사 등 3명을 제안했다.

◇현대차그룹 엘리엇 제안 거절…재격돌 본격화=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이날 투명경영을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지만 엘리엇이 추천한 인사들은 배제했다.

현대모비스도 "일부 주주(엘리엇)가 제한한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우선주 1주당 2만6449원 등 약 2조5000억 원 배당은 회사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저해한다"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 투자계획과 현금운용계획에 기반한 배당 및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일시적인 배당액 증대 요구에 응하는 것보다 주주가치를 더 높이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엘리엇의 배당 요구와 달리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세부 내용으로 배당은 1조1000억 원, 자기주식매입 1조 원, 자기주식 소각 4600억 원 등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은 이날 엘리엇 제안 거절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회사의 투자 확대 필요성 등을 감안하지 않은 안건으로 반대했다"며 "대규모 현금유출이 발생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배당총액이 약 4조5000억 원으로 지난 5년 간 회사의 배당 총액을 상회하는 것은 물론, 우선주 배당까지 고려하면 배당 총액이 약 5조8000억 원이나 된다. 작년 당기순이익을 큰 폭으로 넘어서게 된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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