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본 주택공급 혁신방안 “‘공실 오피스·호텔→공공주택’ 아이디어 좋지만 한계있다”

입력 2018-12-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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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6일 ‘주택공급 혁신방안’ 발표…도로 위 주택 방안도 실효성 의문

▲서울시 주택공급 혁신방안 발표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
▲서울시 주택공급 혁신방안 발표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
서울시가 공공주택 정책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취지로 내놓은 주택공급 혁신방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26일 △주민편의 및 미래혁신 인프라 함께 조성 △도심형 공공주택 확대로 직주근접 실현 △도시공간 재창조 △입주자 유형 다양화 △디자인 혁신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외곽지역에 입지했던 공공주택을 도심형으로 확대해 직주근접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공급방안의 일환으로 상업·준주거지역 주거비율 확대, 역세권 용도지역 상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확대 및 상향분의 50%를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럽 순방 중 밝힌 도심 업무용 빌딩의 공실을 주거용도로 전환하는 전략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종로, 용산에 처음으로 실행할 방침이다.

공급안별 물량을 보면 △상업·준주거지역 주거 확대(1만6810호) △역세권 용도지역 상향(1만7600호) △도심 공실의 주거 전환(500호) 등이다. 이 중에 도심 공실의 주거 전환 방안은 중·대형 업무빌딩은 청년주택으로, 소형 업무빌딩은 사회주택 등 공유주택으로 공급하는 게 주요안이다.

현재 종로구 베니키아호텔(지하 3층~지상 18층) 건물을 청년주택(255호)으로 전환하는 사업과 용산구 업무용 빌딩 공실 일부를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200호)으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이디어지만 주택 공급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해당 건물 소유자들이 의사를 갖고, 또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이 제공된다면 (공공주택 공급안으로)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공실이라는 게 시장이 달라지면 오피스, 호텔에 대한 수요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공실이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오피스 공간을 주거용으로 전환할 때 건물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는 창문이 없는 방이 생기는 등 예상 밖의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도 수월하게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상업·준주거지역 용적률 완화 및 저층주거지 활성화 방안은 결국 민간을 활용해 공급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민간이 일부를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목표를 달성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방식의 다양화 및 서울 도심 내 직주근접한 주거지 조성은 바람직해 청년이나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분양형 주택수요를 대체하기 쉽지 않고 공급의 시기도 제각각이라 공급의 체감이 높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도심지역 오피스를 주거시설로 바꾼다면 기술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여기에 가스가 들어가고 상하수도 다시 깔고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북부간선도로 도로 상부에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도로 상부를 활용해 주택을 지은 독일 베를린의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를 착안해 도로 위 주택을 계획하고 있다. 북부간선도로(신내IC~중랑IC) 도로 상부에 인공대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주택 1000호를 건설하는 방식이다.

이창무 교수는 “일반적인 해법으로는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별한 대표적인 사례로서 1~2곳 개발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방법론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함영진 랩장도 “차고지, 주차장, 저이용 공공부지 및 시설 복합화, 도시공간 재창조 등은 좋은 아이디어지만, 지역주민과의 유기적 사업추진이 가능할지 개발 방향과 관련해 지역주민의 반대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대중 교수 역시 “하천부지와 도로부지 위해 건물을 짓는다면 교통 여건이 따라줘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주택공급 혁신방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 시장에 영향은 없고, 다세대-다가구, 오피스텔 같은 경우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 확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긴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 가격 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을 통해 공급이 현실화되려면 적어도 2~3년 이상 걸릴 일인 데다가 공급량도 많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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