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30 젊은세대들이 투표하지 않는 이유

입력 2018-06-20 11:1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하늬 정치경제부 기자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전국 투표율이 60.2%를 기록했다. 전국 단위 선거 중 역대 두 번째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취재해 보니 2030 젊은 세대들의 정치적인 무기력은 여전했다.

선거 기간 아무래도 주변 사람들에 대한 최대 관심은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였다. 대부분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했지만, 유독 젊은 사람들은 선거 자체에 회의를 느끼거나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 지역은 선거 관련 얘기에 피곤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쪽 지역은 원래 ‘보수 텃밭’이지 않느냐” 하는 질문에 불쾌감을 나타낸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이러한 반응은 공통으로 한데 모였다. “나 혼자 먹고살기도 바쁘다”는 것이다.

“혼자서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투표냐”는 말을 반복해서 듣다 보니 나중에는 질문하기도 미안해졌다. 누가 이들을 ‘쿨병(쿨한 척하는 행동)’에 걸리게 했을까.

학생 시절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의 촛불이 꺼질 때부터 세월호, 탄핵을 지나 현재의 국회 공전까지 젊은 세대들에게 정치는 그야말로 좌절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심리학과 교수인 마틴 샐리그먼이 1967년 개를 대상으로 한 고전적인 실험은 환경을 통제할 수 없을 때 그 결과로 어떤 시도를 포기하는 것을 학습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꿈쩍도 하지 않는 ‘불통’ 정치에 대한 무기력과 피로감으로 인해 통제 불가능한 ‘나라’ 살리기를 포기하고, 통제 가능한 ‘나’ 살리기에 머물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무슨 짓을 해도 정치는 바뀌지 않는다. 그대로 굴러갈 뿐이다’는 ‘학습된 무기력’이 오늘날 젊은이들을 이렇게 만들지 않았는지 정치권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야권이 지방선거 참패 수습에 골몰한 탓에 ‘국회 표류’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거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이뤄진 만큼 어느 때보다 민심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야 할 시기다. 국회는 조속히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563,000
    • -1.6%
    • 이더리움
    • 4,485,000
    • -0.24%
    • 비트코인 캐시
    • 684,500
    • +0.07%
    • 리플
    • 745
    • -1.97%
    • 솔라나
    • 196,000
    • -4.67%
    • 에이다
    • 661
    • -3.22%
    • 이오스
    • 1,190
    • +2.23%
    • 트론
    • 172
    • +2.38%
    • 스텔라루멘
    • 162
    • -1.2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500
    • +0.48%
    • 체인링크
    • 20,350
    • -3.55%
    • 샌드박스
    • 651
    • -2.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