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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물] 김재철 코스닥협회장 “기업에 초점 맞춰야 코스닥 활성화 가능해”

‘지속 가능 경영’ 협회 화두, 기업 승계 고민 커…행동주의 펀드 경영권 공격 ‘차등의결권’ 도입 필요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만난 김재철 코스닥협회장은 “시장보다는 기업을 먼저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업 승계 등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의 해법”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만난 김재철 코스닥협회장은 “시장보다는 기업을 먼저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업 승계 등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바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의 해법”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기업이 아닌 투자자 위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기업들의 불법·편법 행위는 감시하되, 코스닥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규제 개선과 함께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는 투 트랙(Two Track) 정책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경제정책 핵심축으로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을 제시했다. 이러한 경제정책의 화두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부 정책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해 거듭 의지를 피력하면서 주식 시장이 올해 코스닥 시장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코스닥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김재철 코스닥협회장을 직접 만나 코스닥 시장과 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나눴다.


경영권 방어, 상장사협회와 공동 보조

- 현재 코스닥을 볼 때, 협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올해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회원사들의 지속가능 경영이 가장 큰 이슈라고 생각한다. 최근 IT와 같은 주력 업종의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겪는 글로벌 경쟁은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그만큼 기업의 생존과 성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개별 기업만의 힘으로는 버겁다. 이 때문에 코스닥 기업 간 허브 역할에 힘을 실으려 한다. 특히 코스닥 기업의 성장 동력 발굴과 벤처기업 인수·합병(M&A) 활동을 중점 지원할 생각이다. 코스닥 기업이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꾸준히 M&A를 하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러한 기업들과 M&A를 원하는 기업들이 만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벤처캐피털협회와 협업하고 있으며, 관련 데이터도 공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은 결국 산업의 융복합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더불어 기업승계 문제도 앞으로 코스닥 기업에 큰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코스피 기업보다 코스닥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젊은 편이긴 하지만, 이들도 점차 나이가 들고 있다. 그러나 기업승계가 쉽지도 않을뿐더러 창업자나 창업자의 자녀인 2세들도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과 비교하면 기업의 안정성이 약하고 경영환경이 녹록하지 않아 2세들이 기업을 물려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면이 있다. 저 역시 에스텍파마 후계 문제에 고민이 많다. 이에 기업 승계에 대한 다양한 방향을 협회 차원에서 제시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기업승계를 CEO 개인이 혼자 하는 것보다 협회가 나서서 회원사끼리 2세에게 기업을 승계한 기업들의 경험담을 공유, 승계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거치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지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 얼마 전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간섭에 대한 방어제도 마련을 협회 차원에서 주장했다.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을 위한 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코스닥 기업도 규모가 커지고 성장을 지속하면서 외부 투자자들의 경영 개입 등에 대한 문제에서 점점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그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함께 지난달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을 성장시키려면 (증자 등으로 인해) 대주주 지분이 희석된다. 그러나 지분 방어를 의식하면 증자를 못 하게 되고, 결국 기업의 자본조달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 미국 나스닥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자금을 조달해서 기업을 키우라는 취지에서 차등의결권제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획기적인 정책이 도입돼야 한다.”


‘섀도보팅 폐지’ 더 큰 문제 날 수도

- 코넥스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긴밀한 연계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두 시장의 연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한다. 이에 코넥스와 함께 취업박람회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연계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코넥스 시장 개설 이후 코넥스에 상장한 회사의 약 17%가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코스닥 상장제도 개선과 코스닥 이전상장 요건이 확대되면서 더 많은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는 일부 기업이 코넥스보다는 코스닥으로 직접상장을 선택하거나,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너무 빨리 이전하려고 움직이려 하다 보니 코넥스 시장이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경우다. 결국 코넥스가 잘돼야 코스닥도 잘된다. 코넥스와 코스닥 시장이 긴밀히 연계되기 위해서는 코넥스가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도 코넥스 시장이 ‘프리 코스닥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코스닥 기업의 상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좋아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IT 중심으로만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기술주 중심의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금융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코스닥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도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시장은 물론 기업에도 효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 코스닥 상장사를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섀도보팅 폐지에 대한 보완책은 당국이나 기업 모두 준비가 안 되었던 부분이 있다. 이 상태로 가면 내년에는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지난해 경우에는 섀도보팅 폐지 후폭풍을 고려해 일부 기업들이 임시주총을 미리 진행하는 등 코스닥 상장사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주총 개최일이 분산되기는 했지만, 올해는 주총 관련 문제가 더 악화할 수 있다. 주총 개회 자체가 불가능한 기업도 속출하게 될 것이다. 국회에서 상법 등 관련 법규 개선에 관해 관심을 가져 줘야 한다고 본다. 이른바 감사 선임 시 3% 의결권 제한 규정인 ‘감사 3%룰’도 폐지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60년이 넘은 제도이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의결권 제한을 없애는 대신에 결격사유를 엄격히 하는 등의 방법으로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코스닥 기업들의 불안감도 큰 것으로 안다. 개선 방향에 대해 조언해 달라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은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코스닥 기업의 경우 중·소형사 비중이 커서 해당 정책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인 정책 기조는 찬성하지만, 실행 과정에서 융통성을 부여해 기업들이 정책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소득주도 성장도 좋지만,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선순환이 될 수 있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기업 활성화와 시장(투자자) 활성화와 같이 투 트랙으로 가야 하는데, 현재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경우 기업보다는 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시장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반드시 코스닥 기업이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기업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본질적인 해결은 될 수 없다. 기업의 요구사항을 귀담아 둘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이 잘돼야 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도 활성화된다.”


‘4차 산업혁명’ 코스닥에 위기이자 기회

- 4차 산업혁명 시대 코스닥이 할 수 있는 역할과 기회는 무엇인가

“4차 산업은 경쟁만 치열해지는 구조가 될 수 있다. 기술이 융복합되는 시대에서 기업만의 고유 기술을 찾아내고 그걸 상업화해야 하는데, 성공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산업이다 보니 리스크가 크고 투자를 했다가 실패해서 접는 경우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코스닥 기업 입장에서 4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장 인공지능(AI) 분야가 그렇다. 구글 외에 기껏해야 다섯 손가락에 드는 대형사가 현재도, 앞으로도 AI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다. 코스닥 기업이 AI 시장 전체를 주도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닥 기업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그 부분에 대한 역할을 하면서 기업을 성장시키는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코스닥 기업들이 경쟁하기보다는 이러한 기회와 가능성을 찾는 경험을 공유해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와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바이오 기업의 경우 국내에서 개발한다고 해도 정부의 (임상) 허가를 받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해외에서 임상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규제에 발목 잡히는 사이 시장에서는 경쟁력을 뺏기기도 한다.”


◇김재철 코스닥협회장은

김재철(58) 회장은 원료의약품 전문기업인 에스텍파마의 대표이사다. 1983년 태평양제약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10여 년을 근무했다. 연구원 경력을 밑천 삼아 1996년 에스텍파마를 창업했다. 2011년에는 수출 3700만 달러를 돌파하며 ‘3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코스닥협회 이사, 부회장, 수석부회장을 역임하다, 같은 해 2월 회장직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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