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의 중구난방] 규제 또 규제… 일자리 창출은 어쩌나

입력 2018-01-15 10:28 수정 2018-01-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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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차장

지난 한해 사드 보복과 내수 침체, 규제 등으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낸 유통업계의 시련은 무술년 새해에도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전방위적인 규제 압박이 심해지면서 성장 절벽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울러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약속했던 일자리 창출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시행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이면 문을 닫았다. 자정부터 아침 8시까지의 심야영업도 금지됐다.

여기에 지난해 9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을 발의하면서 대형마트에 이어 복합쇼핑몰도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될 위기에 빠졌다. 더군다나 현행 복합쇼핑몰 정의에 따르면 영화관과 식당가 등을 함께 운영하는 백화점도 복합쇼핑몰로 볼 수 있어 의무휴업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사 중에 있다.

앞서 7월에는 ‘상품권법’이 발의됐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품권법이 시행되면 그간 무기명 구매가 가능했던 300만 원 이상 상품권을 구매할 때 구매자의 인적사항과 발행내역 작성이 의무화된다. 상품권 유통 과정이 투명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상품권 거래액이 기존보다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더 크다.

또 8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유통분야 불공정 거래 근절 대책’을 내놨다. 파견직원 임금의 절반 이상을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해당 매장이 분담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공정위는 또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원가가 높아졌을 때 납품업체가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가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5개 유통분야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

이러한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에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업계 빅3는 올해 신규 출점을 사실상 포기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통업계 구조상 새로운 점포가 신설돼야 고용이 증가하는데 출점을 제한하는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고용이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복합쇼핑몰 1개가 출점할 때마다 최소 5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신규 출점 시 500~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신세계 스타필드하남의 경우 직접고용 5000명을 포함, 3만4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 1호 업무로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위원회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 설치를 지시할 정도로 일자리 창출 문제를 중요시했다. 유통업계 CEO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이러한 정부 기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규제안이 통과돼 시행되면 고용 확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거기다 이러한 규제가 아니더라도 올해에는 지방선거가 있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표심을 잡으려고 지자체별로 출점 허가를 내주지 않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5년 부천시 영상문화단지 복합개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인근 상권과 인천시 반발로 사업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이후에도 토지매매계약을 미루며 지역 갈등이 해소되기를 기다렸지만 결국 부천시가 복합개발 사업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지나친 규제는 일자리 창출 저해와 소비 위축을 불러와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와 골목상권이 상생할 수 있는 착한 규제를 찾아 도입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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