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236. 무안군부인 박씨(務安君夫人 朴氏)

입력 2017-11-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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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직전 출가해 비구니로 떠나다

무안군부인 박씨(務安君夫人 朴氏·1249~1318)는 현재의 전라남도 무안군 출신으로 아버지는 밀직부사 군부판서 상장군(密直副使 軍簿判書 上將軍) 박부(朴琈), 어머니는 협계군부인(俠溪郡夫人) 선씨(鮮氏)이다.

부인은 23세에 해주 최씨 최서(崔瑞)와 혼인했다. 최서는 어려서부터 글재주가 있고, 또 관리가 될 재간을 갖추고 있었다. 벼슬자리에 나아간 뒤에는 청렴과 공평을 신조로 중앙과 지방에서 활약하였다. 고려와 원에서 오직 왕명에 따르며 시종일관 절조를 지키니 업적이 뛰어났다. 판비서성사(判秘書省事)에 이른 뒤 1296년(충렬왕 22)에 퇴직하였다. 최서는 처음에 비서감(秘書監) 민휘(閔徽)의 딸과 결혼하여 아들 네 명을 낳았으나, 모두 일찍 죽었다. 이에 무안군부인과 재혼하였다.

무안군부인은 공손하고 삼가며 정숙하여 아내로서의 덕이 있었다 한다. 4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 최중유(崔仲濡)는 정순대부 전의령(正順大夫 典醫令)이고, 2남 정오(晶悟)는 승려가 되어 수선사(修禪社)에 있었으며, 3남 계유(季濡)는 밀직사당후관(密直司堂後官)이다. 4남 원비(元庇)는 화엄종 대덕(華嚴宗 大德)으로 용흥사(龍興寺)의 주지이다. 장녀는 통헌대부 밀직부사 상호군(通憲大夫 密直副使 上護軍) 김륜(金倫)에게 시집갔으며, 차녀는 승봉랑 총부산랑(承奉郞 摠部散郞) 조문근(趙文瑾)과 혼인하였다.

?부인은 성품이 정직하고 사법(邪法)을 행하지 않았으며 불교를 믿고 숭배하였다. 남편 역시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벼슬에서 물러난 뒤 스스로 소헌무착거사(笑軒無著居士)라 부르며, 항상 금강경(金剛經)을 읽으며 정업(淨業)을 닦다가, 1305년(충렬왕 31) 73세로 사망하였다. 부인은 이후 12년 남짓 홀로 지내다가 70세가 된 1318년(충숙왕 5) 7월 2일에 병이 위독해졌다.

그녀는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묘련사(妙蓮社) 주지인 양가도승통(兩街都僧統)에게 청하여 머리를 깎고 비구니가 되어 법명을 성공(省空)이라 하였다. 법복(法服)을 갖추어 계(戒)를 받고, 노비 1명을 시주하여 출가시켰다. 11일 오시(午時)가 되니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자녀 등을 불러 뒷일을 부탁하고는 합장한 채 아미타불(阿彌陀佛)만을 염송하였다. 저녁이 되자 세상을 떠났는데, 숨이 거의 끊어질 때까지도 염불하는 입술이 멈추지 않았다.

무안군부인의 삶에서 특이한 것은 그녀가 임종 직전에 출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부처와 보살의 청정한 세계인 정토(淨土)에 태어나기 위한 것으로 임종 시 아미타불을 염송한 것도 이와 관련된다. 정토는 석가모니불의 영산회상(靈山會上), 미륵불의 용화회상(龍華會上) 등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아미타불의 서방정토를 칭한다. 당시 아미타신앙이 유행했음과 더불어 여성들에게 출가란 부처가 되기 위함보다도 극락왕생의 방편이었음을 말해준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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