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희 기재부 국장 “일·가정 양립 가능한 제도적 기반 아직 취약”

입력 2017-10-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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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유리천장 깼지만…친정 육아지원 없었으면 불가능”

행정고시의 꽃으로 불리는 재경직. 이 중 기획재정부는 경제부처 엘리트의 등용문으로 꼽힌다. 하지만 유독 기재부는 다른 부처와 달리 여성 공직자가 합류하기 어려운 금녀(禁女)의 부처였다. 1994년 이전에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그렇게 단단했던 기재부의 유리천장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에 김경희 국장이 영전하면서 깨졌다. 기재부의 전신인 1948년 기획처·재무부 출범 이후 69년 간 형성됐던 유리천장을 부순 첫 본부국장의 주인공인 셈이다.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김 국장은 행정고시 37회에 합격한 뒤 1994년 첫 공직에 입문했다. 이 시점부터 김 국장은 서기관, 부이사관 등 승진 때마다 기재부 내에서 ‘행시 출신 최초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김 국장은 16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훌륭하신 선배들도 많은 데, 부족한 제가 이 일을 맡게 돼 감사드린다”며“첫 여성이라는 이름에 연연해 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성실하고 열심히 직무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며 담담하게 승진소감을 밝혔다.

김 국장은 경제정책, 세제, 국제금융 분야를 두루 거친 정책전문가로, 업무 추진력과 거시적 안목, 미시적 섬세함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국장은 “사무관 시절부터 다양한 정책업무를 수행하면서 거시적 마인드를 갖고 미시적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 왔다”며“이러한 기조를 복권위에서도 이어가 복권정책, 복권기금운용, 취약계층 지원사업 등과 당면 현안들을 공정한 큰 틀에서 미시적으로 섬세함을 갖고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김 국장도 위기는 있었다. 공직생활을 시작할 무렵 행시 출신 여성사무관이 처음이다 보니, 근무환경은 낯설고 아이를 출산한 뒤에는 일과 가정을 동시에 챙기는 일은 버거웠다고 한다.

김 국장은 “1993년 행정고시 합격 후 1994년 재정경제원 사무관으로 시작할 당시에는 행시 출신 여성사무관으로는 유일했다”며“당시에는 여성을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부하직원, 동료, 상사로 대해 본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정서상 낯설어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무엇보다 김 국장은 “육아휴직, 모성보호 등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아직 취약해서 일과 가정 양립이 쉽지 않았다”며 “주5일제가 도입되기 이전 당시에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불릴 정도로 야근이 많아 친정 식구들의 육아 지원 없이는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로서의 포부를 묻자 김 국장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추진력을 갖고 당면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동시에 중장기적 정책 대안을 고심하면서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는 태도로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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