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응답하라 코스피 3000!!!

입력 2016-01-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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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자본시장부 차장

2007년 4월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로서 22명의 증권사 지점장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줄푸세 운동’으로 ‘주가 3000포인트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역설해 참석했던 지점장들의 눈길을 끌었다. ‘줄푸세 운동’은 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박 전 대표의 ‘작은 정부, 큰 시장’ 철학을 잘 표현한 말이다.

이 정책을 지속해 기업 투자를 활성화한다면 매년 7%의 경제성장으로 일자리 300만개를 만들고 일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에 5년 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박 전 대표의 설명에 지점장들의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나라당 전 대표라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서 박수를 보낸 것이 아니다. 주가 부양을 위해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박수를 보낸 것이다.

3000포인트를 가기 위해 제시한 줄푸세의 하나로 박 전 대표는 대통령 당선 이후 법치를 먼저 들고 나왔다. 주가조작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가조작과의 전쟁에 나서자 많은 사람은 ‘역시 말한 것을 지키는 신의의 대통령’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코스피 1200조원, 코스닥 200조원으로 약 1400여조원의 시가총액에 달하는 국내 주식시장에 650여만명의 투자자가 있지만 그동안 시세조종이나 내부자 거래로 주식시장은 개미들의 무덤이 돼 온 것이 현실이다. 박 대통령의 주가조작과의 대대적인 전쟁으로 2011~14년 증권·금융범죄 양형기준이 적용된 사건이 191건이나 쏟아지며 어느 정도 주식시장에 자정 역할을 했다.

이제 박 대통령이 제시한 ‘줄푸세 운동’에 두 가지가 남았다. 정부 규모와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푼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치를 바로 세운다며 시장에 칼을 휘두르는 동안 어찌 된 일인지 정부 규모나 규제도 함께 늘었다. 세금 역시 늘었다.

연금이 보장돼 노후를 즐길 수 있는 경제 관료들이야 주식시장을 복권이나 도박과 같은 사행성 시장으로 보는지 모르겠지만 주식시장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제의 핵심인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세계 경제 불안감에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성장과 수출 부진으로 한국 경제가 늪에 빠지면서 이제 정부가 할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히든카드 가운데 하나가 증시부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시부양을 통한 가처분 소득 증가와 이를 통한 가계부채 축소, 내수경기 부양이라는 처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박 대통령이 외쳤던 ‘줄푸세 운동’을 점검하려면 먼저 취임 이후 금융당국 등 정부 조직, 세금, 규제와 법이 늘었는지 줄었는지부터 확인하면 된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헬아일랜드를 외치며 수많은 젊은이가 떠났던 아일랜드는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세제인하에 나섰다. 아일랜드 정치권과 경제계가 합심해 강력한 긴축재정·구조조정을 감행한 결과 지난해 7%에 달하는 경제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줄푸세 운동’은 법치를 바로 세운다는 것 이외에는 아직 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노동개혁보다, 또 연평균 60여건의 주가조작 사건을 잡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규제와 세금을 줄이고 긴축재정을 통해 작은 정부를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다이어트하라고 말하기는 쉬워도 자기 자신이 다이어트하는 것은 어렵다.

박 대통령은 말한 것은 지키고 그 누구보다 자존심 또한 강한 사람이라고 알려졌다. 그래서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은 아직 믿고 있다. 박 대통령이 말한 ‘줄푸세 운동’과 그것을 통한 코스피 3000포인트를… 응답하라 코스피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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