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목되는 한화증권 주진형 대표의 행보

입력 2014-08-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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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자본시장부 기자

“증권사 혁신이요? 전에도 계속 해왔던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바뀐 게 뭐가 있을까요? 기대하지 않습니다.”

최근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시도하고 있는 혁신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 증권회사 직원은 증권업계 불황에 따른 ‘보여주기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의 혁신에 대해 다소 담담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실험이 완전히 새로운 시도도 아니고, 이전에 있었던 시도도 실패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주진형 사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증권업계 불황 타개책으로 고객 중심의 영업을 선언했다. 파격적인 성찰이 이어졌다. 주 사장은 지난 5월 “수수료만을 위한 장사를 했다고 비난 받아도 떳떳하게 변명하기가 궁색할 정도였다”고 강도 높은 자아 성찰부터 시작했다. 이어 ‘과당매매 근절’, ‘매도 보고서 비중 확대’라는 강력한 처방전을 내놨다.

지난 18일에는 증권사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냈다. 영업직원들이 수수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 불필요한 거래를 하고, 이 때문에 오히려 고객들의 수익이 떨어졌다는 실증적인 보고서를 내놨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자아성찰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증권업계 전반의 영업 행태를 외부에 고발하는 듯한 모습이기도 했다.

어떻든 이같은 혁신을 통해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를 맛본 것이다.

그런데도 한화투자증권의 혁신을 둘러싼 업계의 시선이 다소 냉소적인 것은, 이번 실험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그리고 제대로 성공할 것인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이 시도하고 있는 매도보고서 비중을 늘리는 조치는 이미 10년 전인 2004년에 모 증권사에서 시도했다가 실패한 전례가 있다. 당시 매도보고서 비중을 늘리자 해당 상장기업들은 물론이고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매도보고서 비중을 조용히 원상복구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의 의지는 강력해보인다. 이미 증시 침체로 증권업계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예전 방식을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도 보인다. 업계의 냉담한 시선이 전혀 근거없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실패했다고 해서 현재의 도전이 또다시 실패한다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혁신에 성공해 증권업계의 흐름을 바꿀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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