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그림이 있는 골프] 사업을 골프처럼, 골프를 사업처럼

입력 2013-11-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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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기계가공 중소기업을 하는 한 골프광이 있었다. 입문 초기에는 너무 골프에 매달려 사업을 소홀히 해 회사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어느 정도 골프를 알고 나서는 사업을 골프에 몰두하듯 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혀, 사업도 일으키고 골프실력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사업을 골프처럼, 골프를 사업처럼 하라!”고 말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게 되었다. 그가 이런 철학을 갖게 된 것은 물론 스코어를 줄여 가는 과정을 통해서였다.

그도 여느 아마추어 골퍼와 마찬가지로 온갖 징크스에 시달렸다. 6번 아이언까지는 쉽게 사용하는데 5번부터는 잡는 것조차 겁이 났다. 30~80야드 거리를 남겨두면 어김없이 미스 샷을 연발하고, 벙커에서 두세 타를 까먹는 것은 다반사였다. 드라이버는 괜찮게 때려내지만 페어웨이우드를 잡으면 실패 확률이 높아 거의 잡지 못했다.

여러 번 내기 골프에서 호되게 당한 그는 징크스에 정면 도전하기로 작정했다. 롱아이언에 친숙해지기 위해 한동안 연습량의 3분의 2를 롱아이언에 할애했다. 한 달쯤 지나자 롱아이언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서 7~8번 아이언 다루듯 부담이 없어졌다. 다음엔 페어웨이우드와 피칭웨지, 샌드웨지 연습에 몰두해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벙커샷의 경우 라운드 후 뒤풀이가 끝나고 남들이 다 돌아간 뒤 혼자 남아 연습함으로써 모래공포를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런 식으로 약점을 찾아내 하나하나 극복해 나아가다 보니 스코어가 눈부시게 좋아지고 골프의 묘미가 더해졌다.

징크스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그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사업도 이런 식으로 하면 두려울 게 없겠다는 확신이 솟구치자 골프에서 얻은 깨달음을 자신의 사업에 바로 적용하기로 했다.

골프의 징크스들을 하나하나 없애 나아가듯, 사업의 취약점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공략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전에는 웬만한 문제점을 그냥 지나치고 난관을 만나도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된다며 피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징크스와 정면대결을 벌이기로 작정하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안 보이던 문제점들이 확연히 드러나고 해결 방안도 눈에 보였다.

무엇보다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장이 직접 문제점을 찾아내 직원들과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자 직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일에 집중하는 사장의 모습이 직원들의 프로의식을 자극, 회사에 활력이 돌았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징크스와의 싸움은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에는 포기하고 지나쳤던 문제점들이 깨끗이 해결되고 넘기 어렵게 여겨졌던 난관들이 하나둘 극복되었다. 그다지 전망 없어 보이던 사업에 밝은 희망이 보였다. 직원들도 사장이 변하니 회사에 활기가 돈다며 뿌듯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금도 그는 골프를 알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골프를 배우고 나서 약점이나 징크스와 정면 승부를 벌이는 배짱이 생겼고 그걸 기업 경영에 적용하니 새로운 세계가 보입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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