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뷰티 정보제공 빙자한 간접광고- 김민정 문화부 기자

입력 2013-10-01 10: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배우 오지은이 자신의 뷰티 노하우를 소개하며 파우치를 공개했다. 카메라는 테이블 위에 놓인 헤어 상품들을 클로즈업했고, 브랜드명이 버젓이 노출됐다. 오지은은 “실리콘이 없는 샴푸다. 두피까지 마사지해 줘 굉장히 개운하고 청량감이 느껴진다.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출연자들은 “나도 이것을 써야겠다”, “정말 강추”, “향이 좋다” 등 제품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쏟아냈다. SBS 플러스 ‘서인영의 스타 뷰티쇼2’의 한 장면이다. 해당 장면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광고효과의 제한) 제1항 및 제2항 위반으로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 처분을 받았다.

특정 상품을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뷰티 프로그램이 법정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과도한 노출을 일삼고 있다. 시청자에 대한 정보 제공의 수준은 이미 넘어선 지 오래다. 뷰티 프로그램은 메이크업 시연이나 영상을 프로그램 속에 자연스레 녹여 한 편의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를 양질의 콘텐츠로 둔갑시킨다. 실제 뷰티 프로그램들은 기획 단계부터 광고주와 치밀한 협의 아래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약 30분의 방송 분량 동안 브랜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문가의 입을 통해 설명함으로써 제품의 신뢰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광고주들을 유혹했다. 결국, 이는 과도한 PPL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겟잇뷰티’는 한 회를 통으로 사는 방식으로 약 8000만~1억원 정도 수준이다. SBS 플러스 ‘서인영의 스타 뷰티쇼’, MBC ‘손담비의 뷰티풀 데이즈’ 등은 약 10~15분의 코너 단위로 3000만~4000만원 선이다. 시청자들에게 정보제공이란 슬로건 아래 생겨난 뷰티 프로그램들은 정보보다는 소비자들을 PPL제품에 현혹하게 만들어 결국 구매로 연결, ‘방송사만 돈 버는 프로그램’으로 전락시켰다. 현재의 뷰티 프로그램은 정보제공의 허울을 쓴 치밀하고 정교하게 계산된 브랜드의 광고홍보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805,000
    • +1.02%
    • 이더리움
    • 4,320,000
    • +1.6%
    • 비트코인 캐시
    • 661,000
    • +2.32%
    • 리플
    • 724
    • +0.14%
    • 솔라나
    • 238,400
    • +3.2%
    • 에이다
    • 672
    • +1.05%
    • 이오스
    • 1,133
    • -0.18%
    • 트론
    • 171
    • -1.16%
    • 스텔라루멘
    • 151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600
    • +1.78%
    • 체인링크
    • 22,630
    • +1.12%
    • 샌드박스
    • 619
    • +0.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