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전에서 드러난 한국의 세가지 문제점은?

입력 2012-09-12 09:29 수정 2012-09-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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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영상 캡처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3차전에서 2 : 2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 대표팀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세 경기를 치른 현재 한국은 승점 7점을 기록중이다. 다행히 이란이 최하위 레바논과의 원정 경기에서 0 : 1로 패하며 승점 추가에 실패해 승점 4점에 머물면서 조금은 여유로운 1위를 고수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는 향후 한국이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을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했다.

쉽지 않은 원정 경기였음을 감안하면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얻은 1점의 승점은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보면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들이 더 많았던 경기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통해 나타난 한국 대표팀의 문제점을 세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첫번째 문제점은 세트 피스 상황에 대한 대처가 너무나도 미흡했다는 점이다. 우즈베키스탄에게 허용한 2골은 모두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고 패턴 역시 동일했다. 한 경기에서 같은 유형의 코너킥에 2번이나 당했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아가야 할 점이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무려 12번이나 코너킥을 허용했다. 반대로 한국이 얻은 코너킥은 단 2번이었다. 많은 코너킥을 허용한 만큼 실점 가능성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은 실점 상황에서 똑같이 가까운 쪽 포스트로 연결된 빠른 코너킥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인 김호 감독 역시 두 번의 코너킥 상황에서 신장이 크게 떨어지는 박주호를 가까운 쪽 포스트에 배치한 점을 지적했다. 적어도 두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신장이 좋은 선수가 박주호를 대신해 가까운 쪽 포스트를 지켰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은 12번의 코너킥들 중 상당 부분을 위협적인 장면으로 연출했다.

코너킥 상황에서의 적절한 선수 배치 뿐만 아니라 코너킥을 포함한 모든 세트 피스 상황에서 자신이 맡아야 할 선수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철저하게 대인 마크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는 한국이다.

두번째 문제점은 여전히 확고한 주인이 없는 좌우 풀백 포지션이다. 우선 왼쪽 풀백은 최종 예선 세 경기에서 모두 박주호가 주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드러난 바대로 신장이 떨어져 세트 피스 상황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체력이나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한 공격 가담 능력은 합격점이지만 너무나도 부정확한 크로스 능력은 아쉽기만 하다. 넓은 관점에서 올림픽 대표팀 출신의 윤석영이 박주호와 경합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즈베키스탄전을 계기로 최강희 감독이 윤석영 혹은 제 3의 선수를 테스트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른쪽 풀백은 왼쪽에 비해 더욱 혼란스럽다. 최종 예선 세 경기에서 오범석, 최효진, 고요한 등이 차례로 선발 출장하며 어느 누구도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오범석과 최효진을 고루 시험했던 최강희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통해 리그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고요한을 시험했지만 큰 경기에 대한 경험 부족을 드러냈고 공격 가담 능력 역시 기대 이하였다.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 역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미 최종 예선 일정의 절반 가까이를 소화한 만큼 더 이상의 선수들을 좌우 풀백 포지션에 시험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이제는 주전을 어느 정도 낙점해 이들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문제점은 탄력적이지 못한 전술 운용이다. 그라운드 사정이 익숙한 홈에서는 한국 특유의 색깔을 잘 녹아낼 수 있다. 하지만 낯선 원정 그라운드에서는 상황에 맞는 전술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가 열린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은 잔디 길이가 불규칙적이고 곳곳에 잔디가 파여있는 곳도 많았던데다 미끄럽기까지 했다. 애초에 원활한 패스 게임을 추구하기 힘든 조건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의 수비 조직력을 패스 게임으로 극복하기가 어렵다. 전반 내내 이동국이 제공권 다툼에서도 열세에 놓였있었고 패스 성공률도 떨어졌던 만큼 장신의 김신욱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술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신욱은 후반전에 들어서야 이청용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었다. 김신욱 역시 투입 초반에는 낯선 그라운드 탓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몇차례 중요한 상황에서 공중볼을 따냈고 동료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한국은 네번째 경기에서 이란 원정길에 오른다. 초반 네 경기들 중 3경기가 원정 경기인 만큼 이란전만 잘 마무리하면 후반부 네 경기의 운용은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이란과의 경기는 10월 17일에 열릴 예정으로 아직 한달 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을 잘 보완해 이란과의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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