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증세 경쟁에 경제 멍든다

입력 2012-02-2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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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투자-고용 위축 악순환 불러…세율 인상보다 세원 확대가 급선무

정치권의 증세 움직임이 갈수록 가관이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26일 소득세 최고세율(38%) 대상자를 현행 3억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늘리고, 대기업 법인세를 22%에서 25%로 내놓은 것을 골자로 한 조세개혁안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조세 부담률을 21.5%로 높여 세금을 연간 15조∼16조원 가량 더 걷고, 이 재원을 복지에 쓰겠다는 생각이다.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지만 단순히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으로 그치기엔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민 소득이 높아질수록 점차적으로 세부담을 늘리는 것은 수순이다. 그러나 총체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세금 인상은 조세저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조세정의’, ‘경제민주화’ 등 듣기 좋은 말들로 포장하고 있지만, 이미 스스로도 ‘1%대 99%’로 편을 갈라놓고 기획증세를 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소득세만 해도 최고세율 소득구간을 1억 5000만원으로 낮추게 되면 적용대상자는 현재 3만 1000명에서 14만명으로 늘어나 세금을 더 거줄 수 있을지 몰라도 소비는 오히려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연평균 1조원 이상의 세수가 늘어난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지만 한 번 위축된 소비심리를 바로 잡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이를 훨씬 초과한다. 억대 연봉을 꿈꾸며 불철주야 노력하는 샐러리맨들의 근로의욕을 꺾을 수 있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한다.

법인세 3%p 인상안도 기업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재 전 세계를 덮친 경제 위기는 어느 한 나라 예외가 없다. 그럼에도 추세는 ‘감세’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법인세 최고세율을 종전 35%에서 28%로 인하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놨고, 공화당 대선후보들도 법인세 추가 인하와 소득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럴 때일수록 내수경기를 회복시키고 국가경쟁력을 재고하는 게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전통적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조차 코앞에 닥친 선거를 의식해 조세형평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만큼은 아니어도 현행 1인당 4000만원 초과 시 과세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를 3000만원으로 낮춰 대상을 확대하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와 비과세인 장내파생상품 과세를 추진하는 등 돈을 더 걷을 생각만 하고 있다.

경제의 기본은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다. 오히려 무조건 부자와 대기업을 옥죄는 세원구조야말로 경제의 선순화 구조를 해치는 ‘악(惡)’으로 경계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여야의 정책은 그야말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종부세 등 참여정부의 정책실패를 반면교서(反面敎師)로 삼아 균형 있는 세원정책을 펼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세금을 한 푼도 안내는 근로자와 자영업자가 40%나 된다고 한다. 이런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올려 과세를 하고,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 혜택부터 줄여나간다면 무리한 과세를 하지 않고도 충분한 세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경제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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