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가 작년동기대비 4.5%까지 뛰자 정부는 ‘물가와의 전쟁’에서 백기를 들었다.
자신만만해 하던 정부가 물가목표치인 3%를 훌쩍 넘어버리자 중동 정세불안, 일본 대지진 등 대외 변수로 인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며 물가상승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이러한 국제 원자재값의 하루하루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품지수가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Commodity Research Bureau)지수는 원유, 천연가스, 금, 구리, 니켈, 설탕, 옥수수, 돼지고기 등 19개 원자재 가격을 평균해 산출한 것으로 원자재 가격의 국제기준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 CRB사가 1976년 수준을 100으로 해서 매일 발표하며 물가 움직임을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
CRB지수는 지난해 6월4일 294.08을 저점으로 지난해 말(332.8)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올해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CRB지수는 11일 일본대지진이 발생한 후 338.14까지 내려 앉았으나 16일에 338.17로 반등한데 이어 △17일 348.67 △18일 351.15 △21일 353.24 △22일 356.45 △23일 357.03으로 6일 연속 급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브텍사스 중질유값이 지난 24일 30개월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는 등 원자재 가격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급등하고 중동사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 CRB지수로 국내 물가동향을 미리 파악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