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줄여 맞춘 탄소감축 한계…4차 계획기간 ‘구조전환’ 시험대 [탄소감축의 민낯]

입력 2026-09-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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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배출허용총량, 3차보다 16.8% 줄어…기업 감축 부담 확대
수소환원제철 등 공정 전환엔 시간…단기 감축수단 확대 필요
전문가들 “공정전환 뒷받침할 정부 역할 중요”…K-GX·전환금융 주목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에 접어들며 기업의 구조적 탄소 감축 역량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다. 제3차 계획기간에는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의 업황 부진과 생산량 감소가 배출량 축소를 이끌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설비투자와 공정 혁신을 통한 구조적 감축 체질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제4차 계획기간 5년간 배출허용총량은 25억3729만5393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로 확정됐다. 3차 계획기간(30억4825만t) 대비 16.8% 축소된 규모다. 연간 총량도 2026년 5억5848만t에서 2030년 4억5644만t으로 단계적 긴축에 들어간다.

문제는 수소환원제철 등 대규모 공정 전환에 천문학적 비용과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전로강 생산량을 전량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할 경우 연간 약 412만t의 수소가 투입돼야 한다. 청정수소 가격을 kg당 5000원으로 가정하면 수소 구입비로만 매년 20조원 이상이 들어간다. 설비 개조 비용을 빼고도 감당하기 어려운 재무 부담이다.

윤제용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기술 개발과 탄소 저감이 기업의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되도록 정부 지원을 설계해야 한다”며 “아무리 훌륭한 감축 목표라도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시장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오는 10월 발표할 한국형 녹색전환(K-GX) 전략의 완성도가 핵심 분수령으로 꼽힌다. 철강·화학 등 난감축 업종별 감축 경로를 명확히 하고, 저탄소 설비투자 지원책을 구체화해 투자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는 주문이다.

산업정책과 금융의 정책적 연계도 필수 과제다. 현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감축 목표에 발맞춰 GX 전략이 수립되고, 산업별 감축 경로에 맞춰 금융 지원이 결합하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 가격의 급등세와 예측 불가능성도 기업의 목을 죄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KAU25) 가격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t당 1만300원에서 8월 31일 2만9450원으로 치솟았다. 불과 8개월 만에 2.9배 폭등한 셈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실장은 “정부가 장기적인 탄소 가격 상승 경로를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감축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탄소비용만 급등하면 기업은 국내 생산을 줄이거나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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