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늘린다더니⋯ 시중은행 주담대 여전히 '선착순'

입력 2026-09-08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은행권 공급 여력 확대됐지만 실수요자 체감은 아직
신한은행, 모집인채널 재개 후 월 한도 이틀 만에 소진
일일 한도 설정한 카카카오뱅크, 새벽 오픈런 이어져

(그래픽=김소영 기자)
(그래픽=김소영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더 내줄 수 있도록 총량을 풀어줬지만 대출 창구의 체감 온도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일부 은행이 막았던 대출을 다시 열기 시작했지만 월별·영업점별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재개 이틀 만에 접수를 다시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매일 대출 신청 시간을 맞춰 접속하거나 여러 은행을 전전하는 ‘대출 오픈런’에 내몰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가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상향됨에 따라 조정된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을 지난달 말 통보하고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는 지난해 말 대비 기존 약 4조3400억원에서 7조11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출 잔액에도 일단 여유가 생기는 모습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4일 기준 780조9122억원으로 8월 말보다 1조207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9506억원 줄어든 620조322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이 확대됐다고 해서 기존 제한 조치를 한꺼번에 풀지는 않고 있다. 대출 증가 속도를 지켜보면서 일부 상품이나 채널부터 선별적으로 문을 여는 모습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변동금리형 주담대 신규 취급을 재개했다. 같은 달 31일부터는 타행 대환 목적의 대면 주담대를 다시 취급하고 모기지신용보증(MCG) 제한도 해제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1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11월 실행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접수를 재개했다.

문제는 다시 열린 대출 창구의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1일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전세대출 접수를 재개했지만 9월 모집인 채널에 배정된 월 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불과 이틀 뒤인 3일 다시 접수를 중단했다.

아예 자체 규제를 유지하는 은행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전국의 일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총량과 증가 추이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3억원 한도를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도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월 신규 취급 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춘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전체 대출 총량을 확대했더라도 은행마다 남아 있는 여력과 증가 속도가 달라 실제 공급 확대 정도에는 차이가 나는 셈이다.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10월 말 잔금을 치러야 하는 박종민(가명) 씨는 카카오뱅크 주담대를 받으려 했지만 하루 접수 물량이 조기에 소진되면서 다섯 차례 넘게 신청에 실패했다.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하루 동안 받을 수 있는 주담대 신청 물량에 한도를 두고 있다. 박 씨는 결국 대출 가능 금액이 줄더라도 다른 은행을 이용하는 방안까지 알아보고 있다.

박 씨는 “카카오뱅크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편하다고 해서 신청하려 했다”며 “7월에 대출 오픈런이 심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9월까지 이렇게 대출받기가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출 현장에서는 공급이 다소 늘었음에도 ‘선착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출상담사는 “은행에서 대출받으려는 수요는 여전히 많은 반면 주요 시중은행이 월별·대출모집법인별로 배정하는 물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물량이 나오더라도 빠르게 소진될 수 있어 가능한 한 서둘러 신청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한도가 갑자기 줄거나 접수가 중단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 4일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어 금융상품 취급 중단이나 조건 변경과 관련한 소비자 사전 안내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설계는 아직 초기 단계로 은행권과의 협의도 남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사전 안내로 불확실성이 커질 우려도 있다”며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중심으로 안내 범위와 방식 등을 함께 고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보내도 타격, 안 보내도 청구서”⋯韓기업, ‘동맹 리스크’ 샌드위치
  • "구조대 도착?"…코스피 6990선 안착, 개인 8.2조 '팔자'
  • 오세훈 "전월세 대란에 '주거 지옥'⋯ 민간임대사업자 혜택 되살려야"
  • 남은 연차 언제 쓸까…직장인 연차 사용 봤더니 [데이터클립]
  • KB증권 "내년 메모리 사상 초유의 공급 부족 온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극단적 저평가"
  • 국내 증시 거래시간 대격변…10년 만에 오후 8시까지 [D-7, 찐 애프터마켓 열린다①]
  • 단독 ‘공장 없는 브랜드’ 쏟아진다…신규 사업자 연 4000곳 시대 [K뷰티 성장공식①]
  • 매매 줄고 계약도 파기⋯서울 아파트 거래 ‘이중 절벽’
  • 오늘의 상승종목

  • 09.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7,938,000
    • -0.86%
    • 이더리움
    • 3,399,000
    • -0.15%
    • 비트코인 캐시
    • 356,000
    • +1.31%
    • 리플
    • 1,907
    • -1.5%
    • 솔라나
    • 142,000
    • -1.39%
    • 에이다
    • 301
    • +0%
    • 트론
    • 455
    • -0.44%
    • 스텔라루멘
    • 263
    • +3.95%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930
    • -0.3%
    • 체인링크
    • 17,420
    • -2.46%
    • 샌드박스
    • 52.96
    • +1.9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