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지속 가능한 노인 일자리와 친환경 일자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하던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단기 일자리 사업에 재원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예산 편성의 적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우리동네 ESG 센터’ 조성에 편성됐던 6억 원이 삭감된 배경과 이 재원이 전재수 부산시장의 ‘민생 100일 공공일자리 확대’ 사업과 연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부산시의회에서 제기됐다.
박희용 부산시의원(국민의힘·부산진구1)은 4일 열린 제339회 임시회 복지환경위원회에서 사회복지국의 2026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심사하며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박 의원에 따르면 부산시는 당초 상반기 업무보고에서 ‘우리동네 ESG 센터’를 총 16개소 조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하반기에는 5개소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번 추경에서는 사업 대상이 3개소로 축소됐고, 관련 시비 6억 원의 삭감 및 반납이 요청됐다.
부산시는 사업지 발굴의 어려움과 민간자본 유치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박 의원은 이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삭감된 6억 원이 시장 공약인 ‘민생 100일 공공일자리 확대’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해당 사업은 전액 시비로 노인 일자리 4500명과 신중년 일자리 200명을 대상으로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추진된다. 월 지급액은 약 29만 원 수준이다.
박 의원은 이를 두고 “100일짜리 단기 공약 실적을 채우기 위해 부산의 미래가 걸린 지속 가능한 ESG 센터 예산 6억 원을 빼앗아 3개월짜리 단기 알바 사업에 투입하는 것이 사회복지국이 추구하는 복지 철학이냐”고 질타했다.
ESG 센터는 단순한 일회성 일자리가 아니라 친환경 분야를 기반으로 500명 규모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결국 쟁점은 명확하다.
장기적인 일자리 기반 구축과 단기적인 민생 일자리 확대 가운데 부산시가 어떤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을 재배분했느냐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부산사회서비스원의 재정 운용도 강하게 문제 삼았다.
부산시의회가 심사한 2027년도 부산광역시사회서비스원 출연 동의안은 21억6000만 원 규모다.
박 의원은 사회서비스원의 2025년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인건비에서 결원 3명이 발생하면서 남은 7258만 원을 자체사업비와 퇴직급여 등에 사실상 돌려쓴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예산 목적 외 사용에 필요한 적법한 전용 절차가 아닌 이사회 자체 추경을 통해 예산을 조정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사회서비스원의 재정 상황도 도마에 올랐다.
이익잉여금은 2024년 4억2300만 원에서 2025년 6억13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내부에 6억 원이 넘는 유보자금을 쌓아둔 상황에서 2027년도 시비 출연금은 전년보다 1억8500만 원 증액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경영지표 역시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직원 1인당 영업수익은 3억900만 원에서 2억9300만 원으로 감소했고 순이익률도 5%에서 3%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건비는 결원을 감안한 실제 필요액보다 넉넉하게 11개월분인 14억3000만 원을 편성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시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이 쌓아둔 잉여금은 사용하지 않고 시민 혈세만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전형적인 방만 재정”이라며 “의회 업무보고를 보여주기식 숫자 놀음으로 전락시키고 의회의 감시를 피해 예산을 임의로 뒤섞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부산시 측은 사업 중단 및 예산 조정의 최종 판단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산시 사회복지국 관계자는 “부정부패·낭비성 의심사업 전수조사 TF팀의 내부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아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6억 원의 ESG센터 예산이 왜 삭감됐고, 그 재원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또 사회서비스원의 잉여금과 출연금 증액 요구가 재정 운용 원칙에 부합하는지에 모인다.
특히 시의회가 지적한 내용 가운데 일부는 부산시의 감사와 추가적인 회계 확인을 통해 사실관계를 가려야 하는 만큼, 향후 감사 결과와 예산 집행 내역이 이번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