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만으론 한계"⋯여성 경력유지 해법은 '복귀 후 유연근무’

입력 2026-08-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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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 병행 시 복귀 2년 차 고용확률 13.4%p↑
"육아휴직 중심서 고용유지 정책으로 전환 필요"

▲육아휴직 이후 유연근무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여성의 고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육아휴직 이후 유연근무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여성의 고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육아휴직만으로는 여성의 장기적인 경력 유지를 담보하기 어렵고, 육아휴직 이후 유연근무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여성의 고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일생활균형제도의 여성 노동시장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이후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에 재직한 여성은 미도입 기업보다 복귀 2년 차 고용확률이 13.4%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귀 3년 차에는 9.2%p, 4년 차에는 6.7%p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한국노동패널(2015~2023년)을 활용해 만 0세 자녀를 둔 여성의 육아휴직 전후 고용과 근속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육아휴직은 출산 직후 노동시장 이탈을 막는 효과는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용 유지 효과가 약해졌다.

육아휴직 사용 여성은 출산 직후 미사용 여성보다 고용 확률이 약 10%p 높았지만, 복귀 1년 차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장기적인 경력 유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근속기간 역시 복귀 직후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1~2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졌다.

반면 육아휴직 이후 유연근무제를 병행한 경우에는 고용과 근속 모두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유연근무제가 육아휴직의 단기 효과를 보완해 출산 이후 지속적인 고용 유지와 중기적 경력 축적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제도적 조건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임금 측면에서도 유연근무의 효과가 확인됐다. 육아휴직 사용 여성은 미사용 여성보다 육아휴직 직후 월 임금이 7.7%, 시간당 임금은 8.6% 감소했지만 3~4년 차에는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유연근무제가 없는 사업장에서는 육아휴직 사용 여성의 월 임금이 미사용 여성보다 11.4% 낮았던 반면,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금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는 유럽 주요국과의 비교에서도 우리나라의 한계를 지적했다. 덴마크·핀란드·네덜란드·스웨덴 등은 재택근무와 시차출퇴근, 근로시간 선택권 등 유연근무가 보편화돼 있으며 여성과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도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표준근로시간 비중이 높고 근로시간 결정권이 사용자에게 집중돼 유연근무 활용이 낮은 구조를 보였다.

연구진은 육아휴직 중심 정책에서 복귀 이후 고용 유지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유연근무를 여성 경력 유지를 위한 핵심 고용 인프라로 확산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유연근무 도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육아휴직은 출산 직후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을 줄이는 중요한 제도이지만, 복귀 이후 경직된 근무환경이 지속되면 장기적인 경력유지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육아휴직 이후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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