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미국서 AI 동맹 넓힌다…빅테크 CEO 연쇄 회동 주목

입력 2026-07-0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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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밸리·뉴욕서 빅테크 CEO 연쇄 회동 전망
AI 반도체 고객 확보·HBM 협력 확대…'총수 영업'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나란히 미국을 찾아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협력 확대에 나선다. 삼성은 AI 반도체 고객 확보를 위한 '수주 외교'에, SK는 AI 메모리 리더십과 글로벌 자본시장 공략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빅테크와의 AI 동맹을 강화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IT·미디어 기업 수장들과 잇달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매년 주최하는 비공개 행사로 애플,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도 애플의 팀 쿡,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오픈AI의 샘 올트먼,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MS의 사티아 나델라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들과 만나 AI 반도체 공급망과 파운드리,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자체 AI 칩 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구글과 메타, 아마존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잠재 고객으로 꼽힌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이 범용 칩에서 고객 맞춤형 반도체(ASIC) 중심으로 확대되는 만큼 신규 고객 확보 여부가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회장의 글로벌 빅테크 행보는 이달 말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구글의 최고위급 행사 '캠프(Camp)'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사실상 글로벌 AI 산업을 주도하는 주요 기업 경영진과 연쇄 접촉에 나서는 셈이다.

최 회장도 미국행에 나선다. 최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권(ADR) 나스닥 상장 기념식에 참석한다. 공식 일정은 상장 행사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체류 기간 글로벌 AI 고객사와 투자자들을 잇달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의 후속 협력 논의 여부가 관심이다. 최 회장은 올해 2월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차세대 HBM 공급과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방미에서도 AI 메모리 공급 확대와 차세대 제품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 ADR 상장 역시 단순한 자금 조달보다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대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이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직접 AI 메모리 전략과 성장 비전을 설명하는 기업설명(IR)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두 총수의 미국행을 AI 시대 달라진 기업 경쟁의 단면으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해외 출장이 거래처 관리와 친목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AI 생태계를 좌우하는 빅테크와의 협력이 기업 실적과 직결되는 '총수 영업'의 성격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삼성은 파운드리와 HBM 고객 확대를 위한 '수주 외교'를, SK는 HBM 기술 경쟁력과 ADR 상장을 통한 글로벌 투자자 신뢰 확보를 각각 추진하고 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미국 빅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해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한다.

재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엔비디아와 구글, 메타, MS, 아마존 등 소수 빅테크의 투자 계획과 벤더 선정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좌우한다"며 "총수들이 직접 글로벌 CEO를 만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곧 영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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