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양산·냉감 의류 등 '가리는 패션' 급증 속 두피 선케어 등 '생존형 뷰티' 진화

한반도에 폭염과 스콜성 폭우가 반복되는 아열대성 기후가 일상이 되면서 패션·뷰티 소비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과거 여름철 상품이 미용이나 휴가 수요에 집중됐다면 최근엔 고온다습한 환경을 견디기 위한 ‘기후 대응형’ 제품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패션·뷰티업계는 냉감, 흡습속건, 자외선(UV) 차단 등 고도의 기능성을 앞세워 변화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들어 자외선과 고온에 대응하는 소비 흐름이 시장에서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폭염에 대응하는 우양산, 리넨 셔츠, 경량 카디건 등 피부 노출을 줄이고 열감을 덜어주는 이른바 ‘살안타 패션’ 수요가 급증했다.
LF가 전개하는 닥스,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이 선보인 4~5월 우양산 매출은 전년 대비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늘었다. LF 측은 의류 제품 역시 긴소매 리넨 셔츠와 카디건 품목 매출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늘고 햇볕을 직접 차단하려는 소비 성향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아웃도어 의류업계에선 냉감·흡습속건 기능을 앞세운 ‘기능성 의류’ 경쟁이 치열하다. 올 여름 들어 파타고니아, 네파, 노스페이스, K2, 아이더 등은 시어서커 소재나 자체 냉감 원사를 적용한 제품군을 대폭 늘렸다. 단순히 시원한 착용감을 넘어 일상복과 아웃도어를 아우를 수 있는 실용적인 셋업 수트 형태가 여름철 핵심 상품으로 부상했다.
뷰티업계도 강한 햇볕과 열감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을 막기 위해 얼굴 중심이던 자외선 차단 제품을 두피와 바디 영역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관리 사각지대였던 두피 선케어가 신흥 카테고리로 부상했다. 한국콜마는 모발이 뭉치거나 떡지는 현상을 해결한 두피 전용 ‘스칼프 선에센스’를 개발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보에이치’는 손 대지 않고 바르는 롤온 선세럼과 미스트형 제품으로 구성된 ‘UV프로텍터365’ 라인을 선보였다. 선케어 제품들도 단순 UV 차단을 넘어 쿨링, 진정, 장벽 강화 기능을 결합한 ‘생존형 뷰티’ 제품으로 진화 중이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은 일시적인 계절 특수가 아니라 기후 변화에 따른 구조적 변화라고 본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날씨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패션·뷰티 기업들의 경쟁 축도 디자인에서 소재 기술, 사용감, 지속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더위가 빨라지고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환경에 대한 소비자 고민이 커지면서 패션·뷰티 소비도 단순한 멋 내기를 넘어 생활 관리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