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넘어 제조업 공급망 위기로…30년 잠들었던 상동광산 재가동 [텅스텐 War③]

입력 2026-07-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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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텅스텐 수출통제 여파에 일본 WF6 생산 중단
글로벌 공급량 25% 증발…반도체 공급망 ‘빨간불’
영월 상동광산, ‘탈중국’ 핵심 카드로 부상

▲강원 영월군 상동광산에서 작업자들이 광산안전DX가 적용된 센서를 통해 갱도 공기 질을 측정하고 있다. KT 제공. (연합뉴스)
▲강원 영월군 상동광산에서 작업자들이 광산안전DX가 적용된 센서를 통해 갱도 공기 질을 측정하고 있다. KT 제공. (연합뉴스)

중국의 핵심광물 수출통제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텅스텐 수급 차질로 일본 특수가스 업체들이 생산을 멈추자 국내 반도체 산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텅스텐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방산, 기계, 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 폭넓게 쓰이는 데다 대체도 쉽지 않다. 역설적으로 이 같은 위기 속에서 한국이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칸토덴카와 센트럴글래스는 이달 1일부터 육불화텅스텐(WF6) 생산을 중단했다. 중국이 1월부터 일본에 대한 핵심광물 수출통제에 나서면서 원료인 텅스텐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다. WF6는 반도체 금속 배선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로, 두 회사가 전 세계 WF6 공급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도 여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따라 증설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불거진 WF6 공급망 불안이 생산 병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선 국내 소재업체들이 일본산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전 세계 텅스텐 공급량의 약 85%를 장악한 중국이 수출 문을 걸어 잠그면서 텅스텐 가격이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조선·기계·자동차 업계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박용 후판, 엔진, 펌프, 밸브, 자동차 부품 등을 깎고 뚫는 절삭공구와 금형에도 텅스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텅스텐 수급이 흔들리면 기자재·부품 단계부터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방산 분야에서의 전략성은 더 크다. 텅스텐은 금속 중 녹는점이 가장 높고 밀도가 커 장갑차 관통 무기, 미사일 안정화 장치 등에 활용된다. 텅스텐 확보 경쟁이 국내 방산와 원가를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공급망 위기 속에서 한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994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문을 닫았던 강원 영월군 상동광산이 3월부터 재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텅스텐 공급망 자립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이 내년부터 중국산 텅스텐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면서 상동광산은 서방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동광산 개발사인 알몬티대한중석은 텅스텐 원광 투입을 시작으로 텅스텐 정광 생산을 본격화했다. 1단계 생산을 통해 연간 약 2300t(톤) 규모의 정광을 생산하고, 내년 2단계 생산설비 확장을 통해 연간 약 4600t 규모의 텅스텐 정광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다. 또한 영월군 첨단소재핵심단지 안에 산화텅스텐 공장을 건설해 채굴부터 정련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알몬티대한중석은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국내외에 텅스텐 정광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 물량의 45%는 미국으로, 55%는 국내에 공급될 예정”이라며 “단순한 광산 재가동을 넘어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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