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왈가왈부] 금리인상 초읽기, 장기고정금리 더 늦출 수 없다

입력 2026-07-0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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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를 본격적인 금리인상 사이클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인상을 포함해 내년 상반기까지 많게는 100bp(1bp=0.01%포인트)를 인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빅스텝(50bp인상)이나 백투백(25bp씩 7월·8월 연속)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금리가 오르면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곳은 가계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일수록 부담은 빠르게 커진다.

문제는 정책당국이 가장 먼저 준비했어야 할 대응책이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말 민간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장기고정금리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주택저당증권(MBS)형 커버드본드 등 장기 조달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이 핵심이다([단독] "고정금리 주담대 늘리려"…은행 새 자금조달 수단 나온다[한국형 新커버드본드]① - 2025년 12월19일자 참조).

하지만 발표는 계속 미뤄졌다. 그 사이 시장금리는 큰 폭으로 뛰었고, 대출금리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실제, 주담대 준거금리로 사용되는 AAA등급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말 3.499%에서 7일 기준 4.315%로 81.6bp나 뛰었고, 가계대출 금리도 작년 12월 4.35%에서 올 5월 4.46%로 11bp나 올랐다(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신규취급액 기준).

(한국은행)
(한국은행)
더 우려스러운 것은 가계대출 구조다. 한은에 따르면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75.4%로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최근 금리 급등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자들이 당장의 금리 부담을 피하는 쪽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5월 기준 주담대 고정형 4.44%, 변동형 4.23%). 기준금리가 여러 차례 인상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 충격은 고스란히 차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금융위는 금통위 하루 전인 15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용금융이 주요 과제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업무보고에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과제 중 하나가 장기고정금리 대출 활성화가 아닐까.

포용금융은 단순히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금리 상승기에 취약계층과 실수요자의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포용금융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생계와 직결되는 주담대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보다 더 절실한 과제가 있을까.

일각에서는 장기고정금리 확대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거나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신규대출 확대가 아니라 기존 변동금리 또는 고정금리 만기 도래 혼합형 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갈아타는 대환 중심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유지하는 조건이라면 가계부채 총량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금리 위험만 줄일 수 있다.

은행 역시 반드시 손해를 보는 구조는 아니다. 예금수신과 은행채 발행 등 기존 자금 조달수단 이외 채권의 조기상환이 가능한 MBS형 커버드본드 등 발행은행에 경제적으로 유리한 장기조달시장을 활성화한다면 장기고정금리대출 공급 기반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정책당국이 일정 부분 제도적 지원과 유인을 제공한다면 민간은행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여지가 적지 않다.

금융정책은 사후약방문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도 사실상 늦은 감이 있지만, 금리가 더 오른 뒤 취약차주 지원책을 내놓는 것보다 기준금리 인상 전에 충격을 흡수할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금통위 하루 전 예정된 금융위 업무보고는 오히려 기회다. 포용금융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다면, 서민과 실수요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저금리 장기고정금리 대환대출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한다.

금리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책도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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