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상속세 20~25%가 세수 늘린다…이념 아닌 현실 문제"

입력 2026-07-01 13:37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점식 "부자감세 아닌 기업·투자감세"
유병준 교수 "50% 세율, 자본유출 초래"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아랫줄 왼쪽)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윗줄 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아랫줄 왼쪽)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윗줄 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상속세 개편 논의를 '부자 감세'가 아닌 '기업 경쟁력 회복' 문제로 규정하며 최고세율 인하와 기업승계 제도 개선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상속세 최고세율을 20~25%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세수를 늘리고 투자와 고용을 확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국민의힘과 자유기업원, 한국경영인학회 등이 1일 국회에서 공동 개최한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세미나에서는 정치권과 학계, 정부 관계자, 국민의힘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참석해 상속세 개편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를 놓고 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고 최대주주 할증평가까지 적용되면 실질 세 부담은 60% 수준으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고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피해는 결국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기업이 살아야 투자가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상속세 개편은 부자 감세가 아니라 기업 감세, 투자 감세"라고 강조했다.

공동 주최자인 박수영 의원은 상속세 논의를 △이념 △기업승계 현실 △실증 데이터라는 세 축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은 '부의 대물림을 막아야 한다'는 평등 개념에서 상속세 인하를 반대해 왔다"면서도 "현실에서는 경제개발을 이끌었던 1세대 기업인들이 고령화되면서 기업 승계 문제가 현실적인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기업이 매각되거나 해외 자본으로 넘어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념과 현실 논쟁은 충분히 했고 이제는 데이터를 가지고 논쟁해야 한다. 상속세뿐 아니라 법인세와 소득세, 보유세까지 실증 연구를 통해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도 "주식시장의 본질은 기업의 성장인데 상속세가 기업의 투자와 수익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며 "상속세를 완화해야 기업 투자와 자본이득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상속세율 인하가 장기적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는 OECD 평균(26.5%)의 두 배 수준"이라며 "중소기업 조사에서도 76.3%가 가업 승계 최대 애로 요인으로 상속세를 꼽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속세가 자본 유출과 기업 매각, 투자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 교수는 "상속세율을 낮추면 해외로 빠져나간 자산 일부가 국내로 복귀하고 국내 자산 유출도 감소하면서 과세 기반 자체가 확대된다"며 "현재 50% 세율에서는 과세 기반이 474조 원 수준이지만 세율을 30%로 낮추면 과세 기반이 약 200조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율과 과세 기반을 함께 고려하면 세수가 가장 커지는 최적 구간은 20~25% 수준으로 분석됐다"며 "2037년 이후부터는 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가 역전되기 시작하고, 장기적으로는 현행 제도보다 세수가 더 많이 걷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속세 인하가 단순히 세금 감면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강제 청산이 줄고 기업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가 확대되며, 기업가 정신 회복과 창업 활성화로 이어지는 투자 환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며 "상속세 인하는 단순 감세가 아니라 과세 기반 확대와 국부 유출 방지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부의 세습이라는 이념적 논쟁보다 국민 전체가 경제적 손실을 보는지를 봐야 한다"며 "상속세 때문에 국민 전체가 손해를 본다면 그 정책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연구 방법론 보완과 정부 데이터 개방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지인엽 동국대 교수는 "조세 연구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서도 연구 활용이 어렵다는 점"이라며 "상속세가 경제성장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데이터를 적극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세는 이제 조세 문제가 아니라 산업정책과 자본시장 정책까지 연결되는 사안"이라며 "상당수 OECD 국가가 상속세보다 자본이득세 체계로 전환한 이유도 자원의 효율적 이동을 막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성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 유출과 해외 자산 이동까지 반영한 분석은 의미가 크다"면서도 "행태 반응을 어떻게 설정했는지에 대한 현실성을 보완하면 연구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상속세를 낮추면 자본이득세 체계와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에 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원 세종대 교수는 "기업가 정신은 소유와 경영이 일치할 때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며 "상속세가 기업 승계를 어렵게 만들면 결국 기업가 정신도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김만기 기획재정부 재산세제과 사무관은 "상속세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사회에서 기회의 형평성을 위한 제도라는 측면도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실제 피상속인 가운데 약 5% 정도만 상속세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상속세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 판단이 충돌하는 분야"라며 "이런 세미나와 데이터 기반 연구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축적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 승계 문제는 정부도 관심 있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기업 승계가 어려운 원인이 반드시 상속세 때문만은 아니다. 후계자가 승계를 원하지 않거나 적합한 후계자가 없는 사례도 상당수 존재하는 만큼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연임 막히자 ‘고문직’ 신설⋯2억 챙기고 다시 이사장 됐다
  • 6월 수출 사상 첫 1000억불 돌파⋯전 세계 4번째 대기록 달성 [상보]
  • 배재고 "광주제일고 방문해 사과하겠다"⋯기권도 검토
  • 음바페, 메시 기록 추월⋯토너먼트 역대 최다 득점자 [북중미 월드컵]
  • 이 대통령, 한성숙 총리 임명안 재가…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
  • 뉴욕증시, 기술주 강세에 올라…S&Pㆍ나스닥, 2분기 6년 만에 최고 상승률
  • 7월 국내 증시 갈림길 선다⋯‘삼전닉스’ 사상 최고 실적 vs 금리 인상 공포
  • ‘롤러코스피’에 더 크게 깨진 삼전ㆍSK하닉 레버리지 ETF…반등에도 두 자릿수 손실
  • 오늘의 상승종목

  • 07.01 15:01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918,000
    • -0.69%
    • 이더리움
    • 2,420,000
    • +0.21%
    • 비트코인 캐시
    • 312,200
    • +3.14%
    • 리플
    • 1,597
    • +0.19%
    • 솔라나
    • 114,200
    • +1.42%
    • 에이다
    • 231
    • +5%
    • 트론
    • 481
    • -1.03%
    • 스텔라루멘
    • 300
    • +6.38%
    • 비트코인에스브이
    • 20,340
    • +8.89%
    • 체인링크
    • 11,080
    • -0.09%
    • 샌드박스
    • 70.58
    • -1.6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