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투자 대기자금·신용대출 동반 증가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6월에도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신용대출이 2조4000억원 넘게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제한됐지만 증시 활황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와 생활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신용대출이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4조4838억원으로 전월 말(770조8229억원)보다 3조6609억원(0.5%) 증가했다.
특히 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9283억원으로 전월(106조5154억원)보다 2조4129억원(2.3%) 늘었다. 월간 증가액 기준으로 최근 수년 사이 가장 큰 폭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614조3786억원으로 전월(613조3880억원)보다 9906억원(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가운데 생활자금 수요와 함께 증시 투자 목적의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살아났고,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이른바 '빚투'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역시 최근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식 투자 확대가 금융 안정성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신도 함께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은 950조3337억원으로 전월(944조7161억원)보다 5조6176억원(0.6%) 증가했다. 정기적금은 46조9193억원으로 전월(46조6525억원)보다 2668억원(0.6%) 늘었다.
은행권이 증시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에 대응해 예·적금 금리를 높이며 수신 방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투자 대기성 자금도 증가했다.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94조7987억원으로 전월(684조531억원)보다 10조7456억원(1.6%) 늘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자금이 요구불예금에 머물렀다가 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이후 생활자금 목적의 신용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최근 증시 강세에 따른 투자 수요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은행들도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면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