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 업계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주가 부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전반적인 증시 상승세에서 바이오 섹터는 소외되는 양상이 지속되자 기업들이 저마다 대책을 내놓는 모습이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기업들은 무상증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으로 주가 방어와 주주 친화 경영에 나섰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국내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이다.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보통주 1주당 신주 0.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1092만342주를 30일 시장에 추가로 상장한다.
이와 동시에 셀트리온은 총 27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대대적인 주식 취득 계획을 함께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에 1000억원을 투입하며, 임직원들의 700억원 규모의 우리사주 취득도 병행한다. 여기에 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직접 10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주식 취득에 나서며 그룹 차원의 책임경영 행보를 강화했다.
새내기 바이오 기업 역시 파격적인 주주 친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알지노믹스는 상장한 지 6개월 만에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대규모 무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무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402만7718주는 다음 달 21일 상장될 예정이다.
알지노믹스는 상장 초기 대비 하락한 주가를 방어하고, 기관투자자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타격을 완화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알지노믹스는 공모가 2만2500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12월 18일 상장 당일 종가 9만원, 올해 3월엔 24만5250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어 현재 주가는 8만원 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상장 당시 기관투자자에 배정된 154만5000주 가운데 6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 73만8866주가 18일 보호예수 해제됐다.
메디톡스는 주가 안정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약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추진한다. 오는 9월 9일까지 보통주 6만4350주를 코스닥 장내에서 직접 취득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올해 초에도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해 1월부터 4월까지 장내 취득 방식으로 3만8491주를 사들였다. 이런 노력에도 메디톡스의 주가는 25일 장중 최저점인 7만34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해 소액주주들의 단체행동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일제히 주주 친화적 행보와 적극적인 주가 부양 전략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시장 양극화 현상과 맞물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바이오 업계는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임상 및 인허가 지연 등 개별 기업의 성과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특징도 바이오 기업들이 마주한 악조건으로 꼽힌다. 한국바이오협회의 2026년 1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 연구개발비는 전년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기업들로서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전방위적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에서 기술적인 조치는 단기적인 충격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장기적으로는 업계 전반의 성과와 신뢰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글로벌 기술수출과 신약 개발로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바이오 기업들이 많아져 본질적인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